누가 야구는 9회말 2사후부터라고 했던가? 넥센이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꺼져가던 불씨를 살려내며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습니다.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하며 4연패중인 SK와 7점차 역전패의 악몽을 안은 넥센이 20일 목동구장에서 만났습니다. 후유증이 상당할 것 같던 두팀이지만 좌완 특급에이스 김광현과 밴헤켄이 경기를 압도하며 팽팽한 흐름을 이어가 모처럼 투수전의 묘미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선발투수들이 승리투수가 되지못한 넥센과 SK의 경기는 12회말에 승부가 갈렸습니다. 두시간 남짓이면 끝날 것 같던 경기가 유명한 야구 격언을 떠올리게 만들더군요.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Itain‘t overtill it’s over) 메이저리그 레전드 요기베라의 명언입니다.
넥센이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동점을 만들었더니 SK가 10회초 1점 달아납니다. 다시 넥센 박병호의 시즌 44호 홈런으로 반격해 동점을 만든 뜨끈한 경기는 12회말 끝내기홈런으로 승부가 갈렸습니다. 반전드라마 주인공은 바로 스나이더 입니다. 시즌중반까지 부진의 늪에서 헤매던 스나이더는 넥센의 화끈한 외국인타자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좌투수 김광현을 상대로 고개를 떨궜습니다. 김광현을 포함 SK 투수들을 상대로 5번 타석(홈런 빼고)에 들어서 네번의 삼진과 한번의 플라이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반전드라마는 그를 위해 쓰여진 각본이었습니다. 치열했던 SK와 넥센 경기속으로 카메라톡스와 함께 빠져보실까요
◆4번의 삼진으로 고개떨군 스나이더
1회말 2번타자로 출전한 스나이더는 단 공 3개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고개를 떨궜습니다. 김광현은 1회말 서건창-스나이더-유한준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산뜻한 출발을 보였습니다.
반면 SK는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4번 정의윤이 밴헤켄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선제솔로포를 터트려 리드를 잡았습니다.
정의윤이 LG출신 박병호를 스쳐지나갑니다. 거포로 큰 재목인 정의윤이 LG를 떠나 어떻게 변화할지 지켜볼 일인듯 합니다.
넥벤저스의 기운이 김광현에 밀리는듯............2회말 이택근의 부러진 배트를 줏어 그라운드를 나서는 배트걸 권안나.
스나이더의 두번째 타석
3회초 2사 2루에서 또다시 김광현에 삼진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이번에도 공 세개만에.........
‘야구 참~~~~’세번째 타석은 5회말 1사 2루에서 나섰습니다. 이번에도 삼진으로 고개를 떨궜습니다. 동점 기회를 연거푸 살리지 못하고 있는 스나이더. 이어 유한준의 안타가 터졌지만 2루주자가 박동원이라 홈까지 달려들지 못합니다. 4번 박병호는 김광현을 공략하지 못하고 좌익수플라이아웃으로 물러납니다. 1-0의 SK리드가 계속되고........
스나이더는 7회말 2사 1루 찬스에서 다시한번 타석에 들어서지만 김광현에 이어 등판한 박정배에세 4구만에 헛스윙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안되도 너무 안되는 날입니다. 반면 SK는 기분좋은 추가득점에 성공합니다.
9회초 선두타자 이명기가 기습번트로 출루하고....2사 2루에서 정의윤의 투수앞 내야땅볼이 터지는데....
요즘 승리조라고 부르기에도 민망한 넥센 불펜의 조상우가 서두르다 실수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1루에서 여유있게 잡을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송구가 1루수 박병호 바로앞에서 바운드되며 글러브를 외면합니다.
‘나 명기라구!’
그사이 2루주자 이명기는 홈까지 대시...여유있게 2점째를 뽑아냅니다.
SK의 득점이 모두 정의윤으로부터 시작된 것입니다. 이대로 경기가 끝난다면 SK 수훈갑은 정의윤과 승리투수 김광현이 되는게 뻔한 상황입니다. SK 투수력보다는 넥벤저스의 타력이 이날따라 무기력해 2점은 쉽게 따라잡을 수 없으리라 예상이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덕아웃 김광현도 승리를 예감한듯 표정이 밝습니다.
◆9회말 넥벤저스의 반격
1사후 박헌도와 김하성의 연속안타가 SK 마무리 정우람을 흔들어놓습니다.
하위타선의 반란이 시작되는건가요?
박헌도를 대신해 대주자 유재신이 나섰습니다. 1사 1,2루 찬스에서 염경엽 감독은 대타카드를 꺼내듭니다. 9번 포수 박동원을 대신해 이날 선발출전하지 않은 윤석민 카드입니다.
윤석민은 염 감독의 기대에 부응 적시타로 화답합니다.
얕은 좌익수 앞 안타였지만 유재신은 과감하게 홈까지 파고들어 기어이 1-2를 만듭니다. 이제 넥센의 공격은 1번타자로 이어지고......
.
...............................제발
1번타자로 돌아온 서건창도 집중력을 발휘 안타를 만들어냈습니다. 우익수 조동화 앞에 떨어지는 안타.
넥센은 승부를 겁니다. 2루주자 김하성을 홈으로 몰아부칩닏다.
타이밍상 김하성의 여유있는 세이프인듯 보이지만 문제는 SK포수 이재원의 블로킹입니다. 왼쪽 다리가 절묘하게 홈플레이트 앞을 막고 있습니다.
김하성이 절묘하게 손을 다리사이로 집어넣어 홈플레이트 터치에 성공합니다.
태그에 앞서 홈플레이트를 정확히 터치하는 김하성....
이재원과 부딪힌 김하성의 튕겨나갑니다. 심지어 헬맷까지 벗겨지며 나뒹굴고 있습니다.
김하성이 구심을 향해 손을 좌주로 벌려 세이프를 주장하고......주심도 팔을 좌우로 벌려 세이프를 선언합니다.
세이프에 안도한 김하성
동점득점에 펄쩍펄쩍 뛰며 기뻐하던 배트걸의 얼굴을 가리고 놀란표정을 짓는게 카메라에 잡힙니다.
세이프가 선언되고 긴장이 풀린듯 충돌 후유증으로 그라운드에 누워버린 김하성을 보고 놀랐기때문인듯합니다.
다행히 큰 부상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난 김하성. 하마터면 이재원의 블로킹에 큰 부상을 당할뻔한 순간이었습니다.
계속되는 넥센의 찬스. 안타 하나면 경기는 여기서 끝나는 9회말 넥센의 공격이 이어집니다.
‘스나이더 오빠 큰거도 필요없어! 작은거 한방을 부탁해!’
타석엔 이날 삼진을 자그마치 4개나 당한 스나이더가....
이번엔 1루수앞 땅볼로 고개를 떨군 스나이더.....안되도 너무 안되는 날입니다. 이어 등장한 유한준고 외야플라이로 경기를 끝내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다시 SK의 반격
박진만의 안타때 2루주자 박정권이 홈까디 달려 3-2를 만들었습니다. 추가득점기회를 살리지 못한 넥센, 덕아웃 분위기가 심상치않아 보인다고 느끼는 순간.....이번에는 박병호가 목동구장을 뒤흔듭니다.
시즌 44호 홈런이 목동구장 밤하늘을 갈랐습니다. 상대는 9회말 동점을 허용한 정우람에 이어 등판한 박희수입니다.
다시 3-3 동점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린 넥센. 12회 양팀의 마지막 공격이 시작됩니다.
넥센은 1사후 김택형을 마운드에 올리지만 조동화에 안타를 내준후 박정권에게도 연거푸 안타를 맞자 한현희를 투입합니다. 한현희도 갑작스런 투입에 김강민에게 연속 볼세개를 던지더니 결국 포볼로 만루위기에 몰리고 말았습니다.
넥센의 반전드라마도 여기서 끝인건가?
타석엔 이날 2안타로 감이 좋은 박진만.
초구에 힘껏 배트를 휘둘렀지만 얕은 우익수플라이로 3루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합니다.
나주환도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지만 2루수 땅볼로 고개를 떨구고 말았습니다. 넥센의 마지막 12회말 공격.
공교롭게도 첫 타자는 삼진 4개와 9회말 찬스에서 땅볼로 물러난 스나이더.
여섯번째 기회를 맞은 스나이더가 기어이 일을 내고 말았습니다. 전유수의 초구를 공략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끝내기 홈런을 터트리며 기나긴 승부를 매조집니다.
‘야구.......참!’
‘야구는 끝나봐야 안다니까요?’
3루를 돌며 헬맷을 벗어던지는 스나이더....동료들의 열렬한 환영을 준비하고 있는거죠.
동료들은 스나이더를 위해 화끈한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한여름 밤에 펼쳐지는 아이스버켓 세리머니입니다. 오랜만에 등장한 아이스박스 물세례를 맞고 있는 스나이더.
생수통에 남은 마지막 한방울 까지 짜내는 김영민.
전날 7점차 대역전패로 kt에 2연패한 충격을 잊게해주는 시원한 끝내기홈런과 세리머니인듯 합니다.
‘횽아 오늘 끝내줬지?’
막내 김하성이 끝내기홈런 주인공 스나이더와 주먹을 부딪히며 자축하며 그라운드를 나섭니다.
9회말 부터 시작된 넥센의 끈질긴 추격에 손에 거의 쥐었던 승리를 날린 김광현이 채병용과 함께 전광판을 배경으로 쓸쓸히 퇴장하고 있습니다. 채병용은 넥센과의 2차전 선발투수로 예정되어있습니다.
그들 뒤로 점수칸을 가득채운 전광판이 한여름밤에 펼쳐진 화끈한 반전드라마의 여운을 전하는듯 합니다.
◆이상 사진으로 즐기는 스포츠세상, 카메라톡스였습니다. <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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