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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짜리 뜨거운 감자' 고척돔에 가보니 [카메라톡스2015]

카메라톡스 2024. 12. 11. 00:31

[스포츠서울 강영조기자]30여년 역사의 KBO리그에 첫 돔구장 개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한 달 남짓 후면 야구를 실내스포츠로 만드는 고척돔이 정식개장됩니다. 아마야구의 메카 동대문야구장을 대체하기위해 기획된 고척하프돔이 지붕이 완전히 덮힌 고척돔으로 진화해(?) 완성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프로야구산업의 숙원사업이었던 돔구장 신축이 눈앞인 상황에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대략 400억에서 시작해 2000억원이 훌쩍 넘어버린 공사비로 인해 논란도 많았지만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지가 조만간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2000억짜리 뜨거운 감자’

입니다. 최근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소식을 보면 2008년부터 목동구장을 일일대관형식으로 사용하고 있는 넥센히어로즈(대표 이장석)가 당연히 들어와야 된다는 서울시의 압박이 커보입니다. 반면 유지비가 두배 이상 훌쩍 뛰어넘을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서울시 조건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은 히어로즈의 고민은 당연히 깊어질수 밖에 없습니다. 고척돔은 모기업의 지원이 아니라 자생해야하는 히어로즈구단 입장에선 삼키기도 뱉기도 쉽지않은 ‘뜨거운 감자’임이 분명합니다.

섬세하게 살피진 못했지만 짧은 시간 둘러본 고척돔을 사진으로 정리해봤습니다.

고척돔 외부 전경입니다. 보시다시피 돔이 만들어진 대지에는 여분의 공간이 거의 없습니다. 가장 아쉬운 장면입니다. 돔구장만 간신히 들어설 수 있는 곳에 건설된 고척돔은 체육시설이 주민들에게 줄수 있는 여유있는 공간도 만들어주지 못하는 듯 합니다. 더불어 주차문제는 당연해 보입니다. 돔구장이 절실했지만 입지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는게....................

<사진은 안양천길 광명에서 고척교쪽 방면으로 오던중 본 고척돔 모습입니다.>

고척동 등 배후지역은 서부권 배드타운이라 야구가 열리는 저녁시간 교통정체가 심각합니다. 게다가 바로 옆엔 두개의 학교가 돔과 담을 사이에 두고 인접해있습니다. 최근 광주에서 야구장 주변 주민들이 소음, 교통난 등에 대해 집단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고척돔이 비록 소음을 차단하는 구조(차음판 설치)지만 소음관련 정밀한 사전점검이 필요해보입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전에 눈에 뻔히 보이는 문제점들에 대안을 먼저 만들고 야구단 유치를 하는건 어떨까요?

고척돔 안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띠는 것은 야구공을 형상화한 조형물입니다.

갑자기 쏟아진 소나기에.......차안에서 본 고척돔과 조형물의 모습입니다. 정문쪽 광장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야구공 형상의 조형물이었습니다.

고척돔은 안타깝게도 주차가능대수가 500대 정도라고 합니다. 2만명을 수용하는 야구장 치고 주차가능대수가 적어도 너무 적습니다. 서울시는 주차예약제를 시행한다고 합니다. 주변교통상황과 함께 주차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서울시나 넥센히어로즈나 머리가 아프긴 마찬가지일듯 합니다. 게다가 지하에는 수영장이 있어 이를 이용하는 사람까지 감안한다면 심각한 주차문제가 예상됩니다.

지하주차장에서 만난 고민을 뒤로하고 1층으로 올라오다보니 지하에 설치된 실내불펜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완전히 인테리어가 완성되진 않았지만 투수판과 인조잔디가 깔려 볼만했습니다. 거대한 기둥이 좀 거슬리지만 하중을 견디기위해 많은 기둥이 설치되어야 하는 돔의 특성상 이해가 됩니다.

이곳은 입주하게될 야구단이 쓰게될 사무실 공간입니다.

실내 벽면과 천정 등은 공사가 끝났지만 부속물과 바닥은 아직 공사가 한창입니다.

바닥은 대부분 콘크리트 상태입니다.

돔구장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2층 난간의 모습입니다. 난간의 높이는 1.2m정도입니다. 최근 메이저리그 야구장에서 야구관람객들이 관중석에서 아래로 떨어져 다치거나 사망하는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괜히 한번 더 눈이 가게 되더군요.

1층 센터쪽은 거의 1,3루 베이스 라인까지 테이블석으로 채워졌더군요. 관람수입은 많아지겠지만 테이블석이 너무 많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최근 리모델링 하는 구장의 경우 기존 좌석을 테이블석으로 많이 교체했지만 테이블석 배치에 체크포인트가 있더군요. 예를 들면 잘 안팔리는 자리를 테이블석으로 업그레이드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방법(경기 시야확보는 별로지만 테이블석에서 편하게 즐기며 야구를 볼수있음)입니다.

덕아웃 모습입니다. 덕아웃과 함께 계단 바로 옆쪽은 중계카메라와 사진기자들의 취재구역으로 확정이 됐습니다. 계단은 그라운드에서 관중석으로 바로 올라갈수 있는 통로입니다. 깔끔한 새야구장에 어올리지않는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다행스러운건 덕아웃 앞 펜스에서 외야까지 이어지는 펜스가 거의 일직선이라는 점입니다. 광주 챔피언스필드나 시공중인 대구구장의 경우 야구장 그라운드가 부채꼴모양이 아니라 외야 익사이팅존(그라운드로 툭튀어나온 관중석)으로 인해 덕아웃에서 사각이 생길뿐아니라 심지어 관중석에서도 사각이 생긴다는 점입니다. 사각뿐아니라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하는 선수들도 펜스의 불규칙성으로 인해 부상의 위험에 노출될수도 있다는 점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1루 덕아웃 옆으로 벽면에 설치된 안전펜스의 공사는 거의 완료됐습니다.

돔구장 내부는인조잔디정리와 내야 흙깔기가 진행중입니다.거대한 크레인이 조명을 설치하는 마무리도 함께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며칠 후면 돔 구장 내부공사는 마무리된다고 합니다.

돔 내부에 한참 있다보니 지나치게 철골구조물이 가려지지않고 노출이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장을 떠난 이후에도 철골구조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경기장이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날것 느낌의 돔 내부를 어떻게 잘 가리느냐도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인듯 합니다.

고척돔에는 14개의 스카이박스가 설치됐습니다. 야구단에겐 큰 수입원이 될수 있는 공간입니다. 하지만 저 공간을 음식을 먹거나 잠시 자리를 떠나 휴식을 취하면서 경기를 볼수있는 콩코스 방식으로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듭니다. 물론 스카이박스도 미리 설계과정에서 다른곳에 자리를 잡았어야 했죠. 보통 스카이박스는 관중석 맨위에 있어서 스카이박스라고 부릅니다만....... 메이저리그 야구장은 대부분 모든 통로가 그라운드를 향해 오픈되어 있는 콩코스 방식입니다.

은은하게 빛을 통과시켜주는 천정. 이곳을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인해 낮 공사기간에는 조명을 켤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외부 빛이 들어오는 곳은 천정 말고도 외야 관중석 옆으로 두군데가 더 있습니다.

홈플레이트에서 불과 14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290석의 다이아몬드 클럽석은 야구의 몰입도를 한껏 높일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 다이아몬드석을 확대하다 보니 아쉽게도 덕아웃 공간이 좀 좁아졌다고 하더군요.

관중석 위 철골엔 대형 송풍기가 촘촘히 달려있습니다. 돔의 특성상 공기순환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내야석을 보호하는 1㎜ 굵기의 고강도 그물망은 타구장(3㎜)보다 가늘어 시야에 훨씬 덜 거슬립니다. 그런데 위 사진을 보면서 더 큰 아쉬움이 남는게 있습니다. 바로 전광판입니다.

야구장 전광판은 영상기술의 발달로 인해 초고화질에 더해 사이즈도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한국 최초 돔구장의 전광판치고 너무도 초라해보입니다. 고척돔의 전광판 가로길이는 고작 24m에 불과합니다. 최근에 지어진 광주 챔피언스필드와 전광판을 리모델링한 사직구장의 경우 35m초대형 규모를 자랑합니다. 계약당시에는 최신형이었는데 공사기간이 늘어지다보니 격차가 크게 벌어진 문제일수도 있습니다만 ‘옥의 티’임엔 분명합니다. 다음번엔 해상도도 한번 눈으로 확인해봐야 겠습니다.

잠실구장은 2009년 가로 30m 세로 10m 와이드스크린 전광판으로 교체해 지금도 쓰고 있습니다.

전광판의 기능이 경기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뿐 아니라 요즘은 구단의 수입원으로서 활용됩니다. 광고노출 빈도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100m 이상 떨어져 있는 센터 2층 관중석에서도 선명하게 볼수 있도록 고화질과 대형화가 필수인거죠.

‘전광판은 누가뭐래도 우리가 일등’이라는 사직구장의 메이저리그 스타일 전광판입니다. 베젤(테두리가 거의 없는) 디자인이 눈길을 끕니다.

사직구장의 전광판은 미국 닥트로닉스사 제품으로 미국30개 메이저리그 구단중 28개 구단이 상용하고 있습니다. 롯데는 39억을 투자했습니다. 크기를 가로 34m 세로 15m로 이전쓰던 전광판에 비해 1.7배 커졌습니다. 야구장에서 영화상영까지 할만큼 해상도를 자랑합니다.

같은해 완공된 광주 챔피언스필드의 전광판도 사직구장 전광판과 우열을 다툴만 합니다.

한낮에도 이 정도의 해상도를 자랑합니다. 국내 업체인 삼익전자가 개발·설치한 전광판은 국내 구장 중 최대 크기(가로 35m, 세로 15m)로 가격은 미국업체의 60%정도였다고 합니다.

심지어 목동구장 전광판도 27m라고 합니다.

물론 해상도나 성능은 말하기가 미안할 정도이지만 어쨌든 시대적인 야구장 전광판의 흐름이라는 것이 있는데 고척돔의 24m짜리 전광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올해가 가기전에 넥센의 고척돔 입성 여부가 결정될 것입니다. 서울시와 어떻게 협상이 이루어질지 야구팬뿐아니라 전 국민이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2000억짜리 뜨거운 감자, 고척돔이 더욱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전임 시장과 현 시장은 모두 시구를 위해 온국민이 즐기는 프로야구 나들이에 나섰었습니다. 그때 야구장에 갔던 초심으로 이제는 야구인과 시민들을 기준삼아 고척돔 운영방안을 결정했으면 좋겠습니다.

뿐만아니라 실외스포츠 야구를 순식간에 실내스포츠로 만들어버리는 획기적인 국내 첫 돔구장의 부족한 부분(전광판, 교통문제, 주차문제 등)도 제대로 채워주기를 기대해봅니다.

◆이상 사진으로 즐기는 스포츠세상, 카메라톡스였습니다.2015.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