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세상을 다 가진 남자!’ 넥센 안방마님 박동원이 9회말 짜릿한 스퀴즈로 넥벤저스 역전승의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사진은 끝내기 스퀴즈를 기록한 박동원이 동료들과 뒤엉켜 축하 물세례를 받는 장면입니다. 생애 첫 끝내기의 기쁨을 만끽하는 듯 합니다. 경기 초반 한현희가 오지환에 동점홈런, 히메네스에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3-1로 끌려가던 넥센은 LG 선발 류제국과 불펜에 막혀 ‘넥벤저스’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끌려갔습니다.
지난 금요일 천적 우규민에 막혀 LG전 5연승후 2연패에 빠졌었던 넥센이 이대로 또다시 꼬리를 내리는걸까요? 기대반 우려반 시선이 양팀 덕아웃 곳곳에 퍼져있는 듯 했습니다. 우규민은 지난 19일 경기에서 넥센 선수들을 상대로 과감한 몸쪽 승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몸쪽으로 꺽이는 변화구에 괜히 손을 댔다가 위험할 정도로 타자 자신의 몸을 맞추는 경우가 많더군요. 상대투수와의 승부가 적극적인 넥센 타자들이 많이 당황해 했던것 같더군요.
야구의 묘미를 느낄수 있는 역전승, 그것도 끝내기 스퀴즈가 라이벌전 ‘엘넥라시코’의 승부를 가른 현장속으로 카메라톡스와 함께 빠져보실까요
1회말 박병호의 적시타로 1-0 앞선 넥센은 2회초 오지환의 동점홈런, 3회초 히메네스의 2타점 적시타로 1-3 역전을 허용했습니다. 시즌초반 부상을 당해 기나긴 재활훈련을 거친 서건창은 2회말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복귀 첫 홈런신고였습니다.
폴대옆을 스친 타구에 1루심 이민호 심판은 손을 돌려 홈런을 선언했습니다.
머뭇거리던 서건창도 심판의 수신호에 속도를 내 다이아몬드를 돌기시작합니다.
즉각 LG 양상문 감독이 이의를 제기합니다. 심판합의판정(비디오판독)을 요청한것이죠. 그런데 목동구장 좌 우측 폴대는 좀 이상합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면 좀 이해가 될듯.....
◆목동구장의 오류
펜스에 그려진 선과 뒷쪽 폴대가 위치에 따라 어긋나보입니다.(위 사진은 3루덕아웃에서 우측 폴대를 본 장면) 펜스와 좀 떨어진 거리에 폴대가 서 있기때문에 빚어진 오류입니다. 상황에 따라선 문제가 될 소지가 많습니다. 볼이 휘어나갈 경우 앞쪽 펜스에 쳐진 파울라인 안쪽으로 볼이지나간후 휘어져 폴대 바깥쪽으로 나갈수가 있기때문입니다.펜스기준으로는 홈런인데 뒤에 있는 폴대기준으로는 파울이 되는 일이 벌어질수도 있다는 얘기죠. 서건창의 파울홈런도 살짝 폴대를 빗나갔으니 위 상황이 적용될수도 있을듯 합니다.
서건창은 배트걸 권안나로부터 홈런인형까지 받았지만 심판합의판정 요청에 터벅터벅 덕아웃으로 향합니다.
덕아웃으로 들어오던중, 누군가의 ‘파울이랴!’라는 외침에 살짝 미소짓는 서건창.
‘파울이어도 홈런인형은 챙겨야지’ 라는 말에 배트걸 권안나도 활짝 웃습니다.
자신도 홈런이 아닌거라 판단을 한듯한 표정입니다. 게다가 덕아웃은 이미 그의 홈런을 파울홈런으로 기정사실화했습니다. 심판의 판정도 파울홈런이었습니다. 다시 타석에 들어선 서건창은 내야땅볼로 물러납니다. 공교롭게도 이어 타석에 들어선 윤석민도 비슷한 코스로 파울홈런을 터트렸습니다.
이후 병살타도 기록했던 서건창은 결정적 한방을 날리며 대 역전극의 다리가 됩니다.
3-1 LG의 리드는 5회말 한점차로 좁혀집니다. 무사 2루 추격전엔 박동원이 있었습니다. 이때는 기습번트가 아니라 희생번트입니다. 류제국의 몸쪽볼에 화들짝 놀라.....
거의 뒤로 자빠질뻔한 박동원. 투볼 이후 세번째 류제국의 볼에 번트를 대보지만....
파~~울!
낮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안정적인 자세로 진루타로 바꿔놓는 박동원. 1사 3루의 추격기회를 맞은 넥센은 행운의 내야안타로 한점을 추격합니다. 박동원의 또 한번의 번트,스퀴즈를 기대하며........
김하성의 우익수 얕은 플라이아웃 후 2번 고종욱은 내야를 벗어나지 못하는 타구를 3루쪽으로 날립니다. 타구가 워낙 느려.......
대시해 볼을 잡은 히메네스는 1루송구를 포기하고 맙니다.
염경엽 감독과 이강철 수석이 박수를 치며 또 다른 한수를 준비합니다. 배트걸 권안나도 이제야 좀 신이 나는듯.....
5회말이 넥센의 공격이 끝나자 ‘달콤한 샤베트’ 달샤벳의 특별공연이 야구의 열기를 걸그룹 열기로 바꿔놓습니다.
3-2로 추격한 넥센, 하지만 LG 양상문 감독의 파격적인 루카스 구원 등판 등 계투진에 막혀 기회를 살리지 못합니다. 그리고 8회말 정찬헌을 투입합니다. 정찬헌은 지난 달 넥센전 5연패 사슬을 끊은 일등공신입니다. 하지만 박병호가 회심의 한방을 터트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립니다. 정찬헌은 동점홈런 박병호를 제외하고 3번 스나이더, 유한준,김민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습니다. 자신을 버린 친정 LG를 상대하는 박병호의 집중력이 돋보이는 8회말이었습니다.
20호 21호 홈런을 밀어쳐 130M나 날려버렸던 박병호는 22호도 우측펜스를 넘기는 밀어친 홈런(110M)이었습니다.
정수성 코치와의 하이파이브는 오늘도 빗나가지만...
3루 최만호 코치와는 더이상 장난스런 놀이는 하지 않는 박병호.
3-3 동점상황. 정찬헌이 마운드를 계속 지키고 타석에는 아직까지는 정상적인 타격감을 회복하지 못한 서건창이 선수타자로 나섭니다. 투볼 이후 정찬헌의 3구를 힘껏 당긴 서건창.
타구는 전진수비를 펼치던 우익수 채은성의 키를 살짝 넘어가며 2루타가 됩니다.
4번째 타석만에 첫안타를 기록한 서건창. 9회말 반전의 시작입니다. 서건창은 바로 대주자 유재신으로 교체하며 짜내기 모드로 전환하는 넥센.
윤석민의 희생번트로 1사 3루의 넥센. LG 양상문 감독은 급히 내야보강에 나섭니다. 깊숙한 내야땅볼하나에도 경기가 끝나는 상황, 외야로 타구가 나갈 경우 플라이에도 3루주자가 득점할 수 있는 상황. 양상문 감독은 중견수 박용택을 1루수로 불러들이고 내야에 한명을 더 세우는 수비시프트를 시도합니다.
그러나 한가지 간과한 것은......
바로 번트였습니다. 스퀴즈번트의 주인공은 5회말 희생번트를 완벽하게 소화했던 포수 박동원입니다. 3루쪽으로 딱.....
타구를 보며 1루로 내달리는 박동원, 투수 정찬헌이 달려와 볼을 잡았지만 이미 승리의 여신은 넥센을 향해 활짝 미소짓고 있습니다.
유재신의 득점으로 경기는 여기서 끝!
넥벤저스의 끝내기 퍼레이드가 이어집니다. 누구보다 즐거운 선수는 박병호입니다. 8회말 동점홈런 때린 보람을 제대로 느끼고 있는듯 합니다.
물병을 들고 박동원을 향해 달려가는 김대우, 고종욱, 김동준.
펄쩍 뛰어오르며 기쁨을 만끽하는 박병호.
일찍 찾아온 무더위에 빠질수 없는 ‘끝내기 세리머니’가 마운드에서 펼쳐집니다.
멋진 궤적을 그리며 박동원을 향하는 물주기
동료들로부터 물따귀 한대를 제대로 맞은 박동원의 기분은 어떨까요?
시원스런 물세례가 계속되고....
힘겹게 빠져나온 박동원이 생애 첫 끝내기, 그것도 완벽한 스퀴즈번트로 승부를 결정지은 기쁨을 만끽하고 있습니다.
넥센은 리그 최강의 타선을 가지고 있지만 불안한 선발로 인해 4위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빅볼야구를 펼치던 넥센이 모처럼 아기자기한 2번의 번트로 경기를 반전시켰습니다. 상대의 허를 찌를수만 있다면 이런 작전야구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할듯 합니다. 지난달 12일 넥센은 롯데전에서 임재철에게 8회말 스퀴즈번트로 리드를 내주며 5-4로 패했습니다. LG도 이날 큰 교훈을 얻었으리라 생각이 됩니다. 9회말 1사 3루에서 내야수를 보강하는 수비시프트를 펼치고도 상대포수의 초구 기습번트를 잡아내지 못한 것은 분명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기때문이 아닐까요?
◆이상 사진으로 즐기는 스포츠세상, 카메라톡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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