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의 선택은 1회초 선두타자가 출루해도 번트작전을 구사합니다. 변비걸린 한화타선이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유난히 야신의 야구에서 아기자기한 번트를 많이 보는 이유입니다.
올시즌 커리어하이로 가던 최진행이 약물파동에 휘말리며 3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주축빈자리가 더더욱 크게 도드라진 한화는 28일 SK와의 3연전 마지막날 김태균을 4번이 아닌 3번에 배치하고 타선을 흔들었습니다. 고육지책이죠. 3경기 연속홈런을 터트리며 15호 홈런을 기록한 김태균은 앞선 세번의 기회에서 삼진 두 개와 유격수 앞 땅볼로 고개를 떨궜습니다. 하지만 네번째는 달랐습니다. 2-2 동점인 7회초 2사 만루찬스입니다. 1구와 2구는 볼, 스트라이크에 이은 파울, 그리고 다시 파울. 6구째르 기다리던 김태균의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와인드업 도중 발을 빼버린 SK 선발투수 켈리의 보크에 반응하는 것이었습니다. 김태균의 지적에 권영철 주심도 켈리를 가리킵니다. 자리에 털석주저앉는 켈리, 모처럼 만의 호투가 물거품이 되는 순간입니다. 심쿵을 겪은 켈리의 151M짜리 직구는 김태균 배트의 스윗스폿에 딱 걸렸습니다. 높게 제구된 직구를 힘껏 당긴 김태균은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했습니다.
힘들게 만든 균형은 보크로 역적을 허용했고 이어 던진 볼은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 130M짜리 쐐기홈런이 되는 순간입니다. 변비걸린 한화타선에 시원한 관장약이 된 김태균의 활약속으로 빠져보실까요?
◆김태균 1회초 1사 3루찬스에서는?
1회초 선두타자 이용규는 3루수가 던져보지도 못한 내야안타를 만들어내며 밥상차리기에 성공합니다.
예상했던 대로 야신의 선택은 2번타자 장운호의 희생번트.
1사 2루에서 오늘의 주인공 김태균이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앞선 SK두경기에서 무지막지한 타격감을 뽐내던 김태균은 야신의 기대와는 달리 스탠딩삼진으로 고개를 떨굽니다.
그동안 지나치게 화력을 쏘아부어서 일까요? 첫 타석부터 묵직한 복부팽만감을 느끼고 덕아웃으로 돌아서고 있는 김태균.
배트걸 머리위에 액션캠이?
SK와이번스 영상팀이 새로운 영상을 찾기위해 배트걸 헬맷에 액션캠을 설치해 눈길을 끕니다.
◆김태균의 두번째 등장.
4회초 주자가 없는 1사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태균. 이번엔 헛스윙 3구삼진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덕아웃 동료들은 김태균의 귀가에 눈길을 어디에 둘지 모릅니다.
김성근 감독은 선발투수 송창식이 볼넷을 두개나 허용하며 2사 1,3루에 몰리자 불펜을 가동하기 시작합니다.3안타 4볼넷으로 투구수도 많지 않은 송창식이기에 아쉬움이 남았지만 야신의 카드는 적중했습니다. 등판한 박정진은 이날 홈런을 터트렸던 윤중환을 2구만에 2루수앞 땅볼로 처리하며 불을 껐습니다.
◆5회초 한화의 짜내기....
클린업에 배치된 이시찬이 5회초 선두타자 안타로....
6번 이성열도 초구를 두둘겨 좌전안타로 출루하며 무사 1,2루 찬스를 맞은 한화.
7번 권용관의 희생번트는 두말 할 필요가 없는 야신의 선택이었습니다. 1사 2,3루에서 8번 주현상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어내며 서서히 달아오르는 한화타선.
타석엔 선발포수 허도환을 대신해 4회말 투입됐던 조인성입니다. 한방을 기대할 수 있는 타선이었는데.......
야신의 선택은 SK의 기대를 저버리는 초구 기습번트였습니다. 견제구 뿐아니라 번트도 앉아서 쏘는 ‘앉아쏴’ 조인성
조인성의 번트타구를 잡은 켈리가 홈으로 송구를 했지만 3루주자 이성열은 일찌감치 홈플레이트를 선점했습니다.
‘조인성이 스퀴즈를.......’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순간에 야신의 상상력이 그라운드를 흔들어놓았습니다. 조인성은 기념비적은 5000번째 타수를 초구 스퀴즈번트 역전안타로 장식했습니다.
2사 2,3루에서 장운호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다이아몬드를 가득채웠습니다.
◆세번째 타석에 들어선 김태균, 만루.......
두번의 삼진아웃에 고개를 떨궜던 김태균이 타석에 들어서며 하늘을 쳐다봅니다. 이 정도면 그가 믿는 누군가에게 기도를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한참동안 그의 시선은 하늘을 향했습니다.
켈리의 4구째 힘껏 배트를 휘두르는 김태균. 타구는 유격수 정면을 향하며 ‘도망갈 수 있는’ 만루찬스를 살려내지 못했습니다.
‘하늘도 무심하시지..........’
세번의 타석에서 삼진두개 땅볼 하나를 터트리며 한화의 자존심은 고개를 떨구고 말았습니다. 찬스 뒤 위기라고 5회말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내준 박정진. 반전은 후속타자 이명기의 번트실패였습니다. 직전수비에서 희생번트와 스퀴즈에 역전을 허용한 SK 김용희의 선택이었습니다.
이명기의 번트는 공중으로 떠올랐고 전력으로 질주해 잡아낸 박정진.
귀루에 실패한 1루주자까지 잡아내며 순식간에 2사를 만들었습니다.
작전실패로 얼굴이 하얗게 질린 이명기가 발길을 덕아웃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토요일 2차전에선 SK는 3-6으로 끌려가던 경기후반 홈런세방으로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한화 필승조를 상대로 추격홈런, 동점홈런에 끝내기 홈런까지 터트렸던 SK. 결과론이지만 이 순간 동점을 만들기위한 짜내기전략이 나았을까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다시 찾아온 만루기회
공교롭게도 타석엔 이번에도 김태균이 들어섭니다. 배신감 때문인지(?) 하늘은 보지않고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초구 볼~~
2구도 볼입니다.
3구는 몸쪽으로 붙인 스트라이크.
4구는 파울.....
5구도 파울.....
‘오잉! 켈리가 왜저러지?
‘주심도 보셨죠?’
와인드업 도중 발을 빼버린 켈리가 바닥에 털석 주저앉고 있습니다.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없는 보크인듯.......
3루주자 조인성은 여유있게 역전득점을 하며 김태균과 눈을 맞춥니다. 그리고 켈리의 6구째를 노린 김태균.
켈리가 있는 힘을 다해 뿌린 151KM 직구는 김태균을 피할수 없었습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수 있는 타구음이 문학구장에 울려퍼졌습니다.
외야의 한화팬들이 덩실덩실 춤이라도 칠 기세입니다.
전날 홈런포를 쏘아올렸던 최정을 지나치는 김태균.
6-3으로 간극을 벌린 김태균이 4경기 연속홈런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용규의 또다른 ‘용큐놀이’ , 상대는 주로김태균이라는 거........
‘코치님들! 줄을 서시오’
선발투수 송창식의 표정이 압권입니다. 마치 ‘좀 빨리 터트리지’라는 푸념이 섞인듯......
덕아웃 축하가 계속되고........
6실점을 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켈리의 표정에 회한이 느껴집니다. 투수교체를 한 템포 빨리가져갔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 김태균의 쐐기홈런 순간이었습니다.
7회말 권혁카드를 뽑아든 야신, 위기가 찾아옵니다.
혹사 논란이 있지만 주초 넥센전 두경기 취소로 휴식이 있었고 이날 경기루 이동일이라 또 하루 휴식을 갖게된다고 판단한 야신은 필승조를 조기투입합니다. 박정진이 2와 1/3이닝을 막고 내려갔고 이후는 권혁이 책임져야할 운명입니다. 하지만 2사후 연속안타를 내주며 위기에 몰린 권혁. 야신이 마운드에 올라 권혁을 다독입니다. ‘볼 쓰담스담’은 없었지만 ........
야신이 올라온 후에도 권혁의 제구불안은 계속됩니다.브라운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위기에 몰린 권혁은 후속 이재원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쫒깁니다. 하지만 SK 반격도 여기까지....
2차전 끝내기 홈런 주인공 박진만이 유격수 플라이로 추가득점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6-3
주말3연전 마지막 경기는 그대로 막을 내렸습니다.
‘네번의 실패는 없다’.
타석에서 역전보크를 유발하고 쐐기3점홈런을 터트리며 변비걸린 타선을 시원하게 뚫었던 김태균이 목에 수훈선수 메달을 걸고 퇴장하고 있습니다.
김태균도 올시즌 부상으로 선발출장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한화의 많은 주축선수들이 부상 도미노에 빠져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최진행의 약물파동은 안그래도 힘겨운 한화 선발운용에 치명타를 안겼습니다. 언제쯤 한화가 정상적인 레귤러로 경기를 하게될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이없으면 잇몸으로’ 버티기엔 144경기를 치르는 KBO리그가 너무도 긴듯합니다.
◆이상 사진으로 즐기는 스포츠세상, 카메라톡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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