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협구에 분노조절 성공한 김태균, 김성근도 웃게만든 빅이닝 [카메라톡스2015]

한화는 2일 넥센과의 주중3연전 첫경기를 끝내기로 내줬습니다. 홈런 4방(넥센은 홈런 3개)을 치고도 패한 김성근 감독의 아쉬움을 컸으리라. 2차전도 1회 김태균의 적시타로 얻은 선취점이 있었지만 계속된 2사 1,2루 찬스를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포볼로 1루를 채운 최진행이 포수견제에 걸려 아웃되며 초반 기선제압에 실패했습니다. 넥센의 1,2회 득점으로 경기는 팽팽하게 2-1로 7회까지 계속되고.........

해결사는 넥센전을 통해 살아나고 있는 정근우가 맡았고 결정적 한방은 한화의 4번타자 김태균의 몫이었습니다. 그런데 홈런이 나오는 장면이 묘합니다. 2스트라이크 이후 구원등판한 김영민의 세번째 볼이 김태균의 몸쪽 그것도 머리쪽으로 향한 볼이었습니다. 김성근 감독 부임후 롯데전 이동걸의 황재균을 향한 빈볼논쟁 등을 통해 한화는 수세적인 입장이었습니다. 한화선수들이 이런 위협구에 감정을 쉽게 드러내기가 쉽지않은 조건입니다. 김태균도 몸을 추스리며 마운드를 향해 강렬한 눈빛을 보내는 정도로 인내하는듯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김태균의 홈런은 이 위협적인 몸쪽볼에 이어 나왔습니다. 한마디로 감정을 잘 조절한 분노의 쐐기홈런이었습니다.

사진은 7회초 찬스에 나선 김태균이 파울타구를 날리고 아쉬움을 터트리고 있는 장면입니다. 카메라톡스와 함께 현장속으로 빠져보실까요?

경기가 막 시작하려는 시점에 손승락과 김태균이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만나 묘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무슨 말이 오갔는지는 알수없지만 둘 사이가 상당히 친해 보입니다.

덕아웃 김성근 감독이 1회초 선두타자 이용규의 공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왼쪽은 김재현 코치. 이용규는 전날 홈런 포함 4안타를 몰아치며 한화 테이블세터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선두타자부터 상대선발 김동준을 괴롭히기 시작하는 한화의 1회초 공격. 8구만에 2루수땅볼로 물러나는 이용규.

2번타자는 강경학. 강경학도 목동체질인가 봅니다. 올시즌 2개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강경학은 2일경기에서 홈런두방을 터트렸습니다. 첫 타석에서도 2루타로 출루해 후속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정근우가 홈런성 타구를 터트립니다.

응원단에서 터져나오는 함성소리와 채공시간이 길어 1루로 향하던 정근우가 홈런으로 착각하고 박수를 치고 있지만 좌익수 스나이더에게 잡혀 고개를 떨궜습니다. 이어진 2사 3루 찬스에 한화 4번타자 김태균이 나섰습니다.

‘딱’

8구까지 이어지는 김동준과의 싸움에서 안타를 뽑아내며 선취타점을 기록하는 김태균.

1루에서 만난 박병호와 이야기를 나누는 김태균. 두 선수는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를 아내로 두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다음 타석은 최진행입니다. 최진행은 어설픈 수비로 1차전 박헌도의 끝내기안타 빌미를 제공했었습니다. 최진행은 5구만에 포볼로 출루해 2사 1,2루 찬스를 이어가게 만듭니다.

그러나 출루의 기쁨도 잠시. 포수 박동원의 견제에 걸려 태그아웃되고 만 최진행. 고개를 들 수 없는 상황입니다.

넥센은 지난 선발등판에서 올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이며 살아난 탈보트를 선두타자 이택근과 스나이더가 연속으로 두들겨 무사 1,3루 찬스를 만들며 초전박살 모드를 시작하는듯........

했지만....

윤석민의 병살타가 터지며 동점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2회말 2사후 김하성의 2루타와 박동원의 2루타로 2-1 역전에 성공한 넥센. 하지만 도망갈수 있는 넥센의 발목을 잡은건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세번의 병살타를 터트린 타선이었습니다. 도망갈수 있을때 충분히 도망가야 끈질긴 ‘마약야구’ 한화를 따돌릴수 있을텐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3회말 윤석민의 두번째 병살타를 처리하고 있는 정근우.

4회말 박병호의 2루타와 유한준의 포볼 찬스에선 김민성의 삼진아웃 이후 김하성이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찬스뒤에 위기가 왔지만 후속타 불발로 잘 막아냈다는거......

2회 1사 2루에서는 주현상이 삼진, 허도환이 투수앞 땅볼로 물러나며 동점기회를 살리지 못한 한화. 3회에도 2사 2루에서 최진행이 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5회초 1사후 공격에선 이용규가 바뀐투수 김대우를 상대로 10구까지 가는 승부끝에 포볼로 출루해 2루 도루까지 성공하며 득점기회를 만듭니다.

강경학이 좌익수플라이, 정근우는 삼진으로 이용규를 귀가시키는데 실패합니다.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김태균은 잠수함 김대우에게 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입을 앙다물고 덕아웃으로 돌아오는 김태균.

김동준에 이어 등판한 김대우의 구위에 눌린 한화. 김태균에 이어 최진행도 삼진으로...

김회성은 3루수 플라이로 물러나며 6회초 한화는 김대우에게 삼자범퇴를 당합니다.

◆한화의 7회초 빅이닝, 실책이 승부를 가르는 순간
그러난 잘 막아내던 넥센도 김대우가 강판되고 소위 승리조가 올라오자마자 위기를 맞습니다. 승리조가 맞는지 의문스런 상황입니다.올해 넥센의 아킬레스건은 불펜인듯합니다.

김영민은 첫 타자 이성열을 8구만에 포볼로 내보내고 말았습니다. 공격력에 비해 투수력이 심각한 비대칭인 넥센의 고질적인 문제가 재발하는듯..... 선발 김동준도 5개의 포볼을 내주며 2 1/3이닝만에 강판됐습니다.

김성근 감독의 스몰볼, 짜내기가 시작되는데 황당스런 사고가 생깁니다. 8번 주현상의 평범한 희생번트를 3루수와 투수가 서로 미루다 안타로 만들어주고 말았습니다. 졸지에 역전주자까지 내보낸 넥센.

많이 당황스런 박병호...........역전의 불안감이 그를 엄습하는듯 합니다.

‘우리가 지금 뭘 한거지?’

타석엔 허도환 대신 포수마스크를 쓴 조인성. 두고볼것도 없이 김성근 감독의 희생번트작전이 이어지는데.....두번의 번트에 실패하며 선택의 기로에 선 한화. 김성근 감독의 선택은 쓰리번트

조인성의 세번째 번트는 다행히 파울라인 안쪽으로 굴러가는데.....

쇄도한 윤석민의 선택은 3루입니다.

2루주자 송주호는 3루에서 아웃되고 김하성이 1루로 송구합니다. 빠르게 후속동작을 취했으면 타자주자 조인성도 잡아낼수 있는 타이밍이었으나 주춤거리다 1루로 송구하는 바람에 1사 1,2루가 이어집니다.

‘나한테까지 기회가 올려나?’

멀리서 몸을 풀고 있는 김태균이 이용규의 승부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까다로운 타자 이용규와 ‘용큐놀이’에 빠지고 싶지않은 넥센은 볼넷을 허용합니다. 1사 만루의 기회에 타석에는 2번 강경학. 병살타와 주루사까지 있는 강경학은 초구를 때렸지만 1루수 앞 땅볼로 3루주자를 홈에서 아웃되게 만듭니다.

당황스러운건 아래장면.

주자가 만루라 홈에서 포스아웃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포수 박동원이 뭔가 착각을 한듯 박병호의 송구를 받아 3루주자 권용관을 기대렸다 태그를 합니다.

발빠른 강경학을 1루에서 잡을수는 없을듯 한 상황이지만 박동원은 착각을 한듯합니다. 박병호가 타구를 잡아 1루를 찍고 홈으로 송구한것으로 보고 타자주자를 먼저 잡았다면 홈에서 포스아웃 상황이 아니라 기다렸다 태그를 한듯합니다. 박동원이 1루로 볼을 리턴했다고 해도 강경학이 1루에서 세이프될 타이밍이라 실수라고 볼수는 없을듯합니다. 그런데 1루에서 백업들어오던 2루수 김지수와 강경학이 충돌하며 큰 사고가 날뻔했습니다.

다행히 두선수 모두 자리를 털고 일어나 자기 자리를 지켰습니다.

선두타자 볼넷, 번트수비 실수, 보이지 않는 실책 등으로 위기에 몰린 넥센은 2사 만루 한명만 잘 잡아내면 2-1 리드를 유지할수 있습니다. 그러나 ‘곪았던 상처는 터지기마련’ 이러한 아쉬운 실수들은 대량실점의 빌미가 됩니다.

3볼1스트라이크 유리한 상황에서 5구를 때려 유격수 옆으로 빠져나가는 2타점 역전타를 터트리는 정근우.

3-2로 역전에 성공한 한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오늘의 주인공, 한화의 4번타자 김태균이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초구 스트라이크, 2구는 파울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잡아낸 김영민.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는 넥센 덕아웃.....더 이상의 실점은 추격이 쉽지않는 경기후반부입니다.

◆위협구에 대한 감정을 집중력으로 바꾼 김태균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김영민의 세번째 볼은 김태균의 머리쪽으로 향합니다. 화들짝 놀라며 뒤로 몸을 젖히는 김태균.

그라운드에 나뒹군 김태균은 무시무시한(?) 눈초리로 마운드를 쏘아봅니다.

무릎부상으로 인해 대타로 나서다 최근에야 선발로 복귀한 김태균이 몸쪽 높은볼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마운드를 보며 무릎상태를 살피는 김태균.

별 이상은 없는듯......타석에 들어서 김영민의 4구째를 기다립니다.

가운데로 몰린 슬라이더를 받아치는 김태균. 위협구에 흔들리지 않고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중견수 이택근이 어찌해볼수 없는 130M짜리 중월홈런입니다.

1-2가 순식간에 6-2로 바뀌며 승기를 잡는 한화

홈플레이트를 지나는 김태균.

그가 불러들인 주자들이 귀가하는 그를 맞아줍니다. 넥센과 한화의 시즌 7차전은 한화의 7회초 대역전극으로 마무리됩니다.

이날도 1시간반 동안 김성근 감독의 특타에 참가했던 김태균이 경기를 마치고 밝게 웃으며 김성근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습니다. 언듯 비치는 김성근 감독의 표정도 활짝 웃는 김태균의 미소와 크게 다르지 않을듯 합니다.

그리고 그의 목에는 유먼이 특별히 만든 수훈선수 메달이 걸려있어 눈길을 끕니다.

‘남자네 남자’라는 표현도 재미있습니다. 유먼이 만들었다는 이 메달은 승리한 경기 투수 한명과 야수 한명에게 유먼이 직접 걸어준다고 합니다. 선수단 내 깨알재미를 줄듯 합니다. 생방송중계 인터뷰에 나선 김태균이 당당히 메달을 걸고 나온 모습도 인상적입니다.

한점차 상황에서 주자가 나가가마자 번트작전을 구사하며 ‘일단 동점만들기’를 기대했던 김성근 감독. 하지만 상황이 묘하게 풀리더니 정근우의 역전타와 김태균의 분노의 3점홈런으로 빅이닝을 만들어내자 선수들이 대견한듯 경기를 마치고 난 후 표정이 아주 밝습니다.

7회이전까지 두팀 모두 많은 기회를 만났지만 제대로 살리지 못하며 경기는 투수전 양상을 띠었습니다. ‘실책이 승부를 가른다’라는 야구속설처럼 넥센의 작은 실수들이 한화에게 빅이닝을 선물했습니다. ‘야구는 감독이 한다’는 지론의 김성근 감독의 작전야구가 빛을 발했다고 봐야할지는 의문이지만 그의 작전야구가 상대를 흔들어 놓은건 맞는것같습니다.

◆이상 사진으로 즐기는 스포츠세상, 카메라톡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