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센터 서장훈은 이제 대한민국농구를 대표하는 전설로 불러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전날 LG전에서 프로농구 역사에 전무후무한 대기록 12000득점을 달성했고 더불어 4800리바운드라는 신기원에도 도달했습니다. 누가 감히 그의 대기록을 무시할 수 있을까요? 올시즌 은퇴한 프로야구 전설의 양신과 비교해도 아쉬움이 없을 것 같습니다.
26일 선두탈환을 위해 동부와 맞대결을 펼친 전자랜드...
올시즌 맞대결에서 1승1패를 기록하고 있는 동부와 전자랜드, 두번째 경기에서 동부의 질식농구에 숨이 거의 멎을뻔했던 전자랜드. 20점이 넘는 큰점수차로 대패했던 전자랜드는 오늘을 단단히 벼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전날 전자랜드에게는 울산에서 빅뉴스가 전해졌습니다. 꼴찌 모비스를 상대로 여유있는 승리를 챙길줄 알았던 동부가 패해 전자랜드와 공동선수가 되었고 질식수비의 선봉장 김주성이 발목부상으
로 최소 1주일간 결장해야 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마냥 즐거운 것은 아닙니다. 신기성, 서장훈 그리고 문태종이 모두 노장이고 외곽에서 해결을 해줄 슈터가 없어 동부의 질식수비를 제대로 뚫기위해선 양팀모두 100% 전력으로 맞붙어 후반기와 포스트시즌을 대비해야 하기때문입니다. 김주성이 빠진 전자랜드를 크게 누르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고 접전을 벌이거나 패한다면 후반기를 준비하는 전자랜드의 충격이 클것 같습니다. 게다가 동부와 더불어 강호 KCC가 후반기 대도약을 진행중이라 안심할 처지도 못됩니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경기가 시작하기전 훈련에는 동료들과 함께 했던 김주성>
그 중에서도 매치업이 많은 서장훈의 아쉬움(?)이 가장 크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카메라톡스와 함께 우승에 대한 열망이 그 누구보다 큰 공룡센터의 일거수일투족을 따라가 보실까요?
경기전 강동희 동부감독이 서장훈의 대기록 달성을 축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축하는 축하고 지난 맞대결에서 전자랜드의 공격을 완벽하게 봉세하며 우승후보로 떠오른 동부를 어떻게 상대할지 생각만해도 머리가 까매지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주성이 나오지 않을것이라고는 생각못했었거든요.
'나 서장훈, 숨막힐뻔 했던 지난경기는 잊고.......대기록을 쭈~~ㄱ 이어갈랍니다!'
경기를 준비하기위해 훈련을 마치고 벤치로 돌아오는 공룡센터
벤치로 돌아온 서장훈이 상의를 훌러덩..........군살없는 몸매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반면 김주성은?
출전선수명단엔 올라있었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하는데도 전혀 움직임이 없습니다.
승패도 중요하지만 농구 하루만 하고 말것도 아니고..........오늘 김주성은 쉬었습니다.
이날 경기의 첫득점은?
공룡센터 서장훈이 주인공이었습니다.
그것도 3넘슛으로........ㅎ
뭔가 일이 벌어지려는 것일까요?
서장훈은 이날 3점슛을 자그마치 2개(3번시도)나 성공시키며 골감각을 뽐냈습니다.
덕분에 1쿼터초반 점수차를 좀 벌리는데 성공한 전자랜드..출발이 산뜻해보였습니다.
김주성대신 서장훈옆 언더커버는 김봉수선수 몫입니다.
왠지 허전해 보이는 풍경입니다.
'제대로 한판 붙어보고 싶었는데.....주성이랑....ㅎㅎㅎㅎ'
지난 치악골전투가 못내 아쉬운 공룡센터였지 않을까요?
제대로 한판 붙어서 질실수비를 무너트리고 싶었겠지만 김주성의 부상이탈로 진정한 명예회복은 불가능한 상황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벤치에서 이를 지켜보는 김주성의 심정은?
'행님! 저없다고 동부를 우습게 보셨다가는 큰코 다치십니다!!!!ㅎ'
3점슛을 고감도 장거리포를 뽐낸 서장훈은 수비에도 적극적이었습니다. 공격이 최상의 방어..... 질식당하지 않으려면 질식시키려는 반격이 오히려 상대를 괴롭히는 최선의 전략이 아닐까요?
골밑뿐아니라 외곽수비에도 가담하면서 김주성이 빠진 동부를 괴롭히는 서장훈.
올해 우승을 노리는 팀의 주축역할을 맡고 있는 서장훈, 그런 해볼만한 팀분위기가 서장훈에게도 큰 활력소가 되는 것 같습니다. 노장이 주축인 팀이라 맞불수비가 체력에 큰 부담이 되겠지만 ..신바람이 난듯합니다.
서장훈은 이날 동부전에서 리바운드도 9개나 기록했습니다.
아무래도 김주성이 빠진 골밑싸움이 한결수월했던 전자랜드 그리고 서장훈이었습니다.
김주성의 빈자리를 메운 윤호영의 마크를 받으며 중거리포를 성공시키는 서장훈.
지난 원주에서의 경기때와는 달리 초반엔 서장훈의 공격을 막기엔 다소 역부족이었습니다. 패기의 윤호영이 노장 서장훈과의 맞대결에서 승부가 갈리자 1쿼터 전자랜드가 승기를 잡는듯 했습니다.
골을 확인하고 주먹을 불끈~~~
동부와의 대패후 2연패에 빠졌던 전자랜드는 깐깐한 삼성을 누르며 다시 2연승을 내달리며 전열을 가다듬는듯 했지만 다시 후반기 대반격을 준비중인 KCC에 물리며 헛점을 드러내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전자랜드엔 프로통산 12000점을 달성한 공룡 서장훈이 있었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국보급센터로 군림해온 서장훈, 부상없이 꾸준히 매경기 20점은 기록해야 가능한 대기록입니다. 4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여전히 20점 정도는....그리고 평균 7-8개의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선수를 찾기는 쉽지않아보입니다.
이날 기록한 점수는 수비농구를 펼치며 상대의 전의를 꺾어버리는 동부를 상대로 16득점을 기록하는데 그쳤지만 서장훈의 존재감은 여전했습니다. 서장훈을 막아야만 승리할 수 있기에 ...... 김주성이 빠진 동부의 수비촛점은 대형기둥 서장훈에게 몰릴수 밖에 없었습니다.아쉬운건 이 틈에 외곽에서 장거리포가 터져줘야 되는데 ......전자랜드엔 걸출할 3점슈터가 없다는거~~~~
1쿼터 종료직전 7점 차로 달아나는 코끼리....
1쿼터 막판에 점수가 양쪽에서 터져서 이정도지 7분여까지는 거의 한자릿수로 1쿼터가 마치는건 아닐까 할 정도로 양팀은 수비로 맞불을 놓고 힘겹게 경기를 이어왔습니다.
2쿼터가 시작하고....
전자랜드가 동부의 수비에 인터셉트를 허용 연거푸 이지슛을 내주고 말았습니다.
볼을 가로채 긴 아울렛 패스가 이어지자......
벤슨이 연거푸 전자랜드의 골망을 슬램덩크로 진동하게 만들었습니다.
순식간에 점수차를 좁히는 동부.....동부의 대추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지난 동부전 악몽이 떠오르는듯..............
강동희감독은 선수들에게 더욱 압박을 가할것을 지시하고........
이날 문태종은 9점에 그쳤지만 4쿼터 결정적인 가로채기를 두번이나 펼치며 동부의 추격을 뿌리치는데 중요한 역활을 했습니다.
20게임가까이 치른 리그에서 체력적인 부담으로 초반 리그수위의 득점을 기록했던 활약에 비해 최근엔 그의 득점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상대편 진영에 있는 점수판을 바라보는 서장훈.
1쿼터에 잡은 리드는 어디로 가고........턱밑까지 추격한 동부의 기세가 부담스러워지는 순간입니다.
잠시주춤하는 사이..
다시 벤슨의 강력한 슬램덩크가....
벤슨은 2쿼터 1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동부의 공격을 책임졌습니다.
김주성이 빠져 전자랜드가 쉽게 이기리라는 예상을 뒤업을 정도로 동부는 끈끈함을 과시하기 시작합니다.
흐미~~역전
2쿼터가 끝날즈음 역전에 성공하는 동부.
그렇다면 전자랜드의 선택은?
동부의 끈끈한 질식수비에 맞서는 최고의 전략은 맞불작전입니다.
동부주요 득점원인 벤슨을 강력한 더블팀으로 압박하는 방법밖에는 다른 묘책이 없는듯.....허버트힐 혼자로는 벤슨을 막기엔 역부족처럼 보이자 서장훈이 도움수비로 벤슨을 무력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1쿼터에서 그런 강력한 압박이 벤슨을 1득점으로 묶는데 성공한 전자랜드이기에......
심판의 파울판정으로 아쉬움도 남지만....별다른 수가 없어보입니다.
전광석화처럼 골밑을 파고드는 벤슨을 막는 방법은 길목을 두명이 완전히 막아버리는 수 밖에.....후반들어 그런 장면은 더많이 연출됩니다.
한편 주심판정에 다소 화가난 서장훈을 바라보는 김주성의 표정....
'행님! 이리 아그들 만만히 볼 선수들 아니죠?'
올해 처음으로 간 삼산체육관은 농구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듯 합니다.
문태종의 영입으로 순식간에 우승후보가 된 전자랜드, 그리고 막상 두껑이 열리자 리그1위를 질주하며 달라진 전자랜드의 위용을 뽐내기 시작하자 한겨울 살을 애는 듯한 추위도 삼산체육관으로 향하는 농구팬들의 발길을 막지는 못한것 같습니다.
접전속에서 한번 빼앗긴 리드를 찾아오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너네만 질식수비할 줄 아냐?"
윤호영의 밀착마크에도 불구하고 서장훈은 3쿼터까지 16득점을 기록하며 이름값을 해냅니다.
하지만 윤호영은 서장훈의 슛을 두번이나 블로킹해내며 김주성의 빈자리를 그럭저럭 메워주며 강동희감독에게 승리에 대한 기대를 높이게 했습니다.
형만한 아우가 없다지만 김주성과 함께 동부 질식수비의 한축인 윤호영은 전자랜드전 3점슛 3방으로 11득점을 기록했고 슛블록 두개에 스틸도 두개를 올렸습니다.
3,4쿼터 빛이 난 선수는 전자랜드의 문태종이었습니다.
문태종은 비록 이날 득점은 9점에 그쳤지만 4쿼터의 사나이 답게 4쿼터 결정적인 스틸 두개로 동부추격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골리앗 서장훈이 벤치에 머물며 체력을 비축하는 사이...
동부패스를 가로채는데 성공한 문태종
레이업슛까지 직접 마무리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수비에선 황진원의 패스를 또다시 가로채는 문태종.
공격이 안되면 수비로 팀승리에 톡톡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종료 1분 45초전...
아직 승부가 완전히 갈리지 않은 시간입니다.
서장훈이 골밑을 누비다 그만....
윤호영의 압박에 워킹을 범하고 말았습니다.
공건네주기가 아쉬운듯........
하지만 비록 공격에서 실패했지만 서장훈은 수비에서만큼은 제 역활을 다합니다.
벤슨이 골밑을 노리자 바로 협력수비로 공격을 무력화시키는데 성공한 서장훈, 다급한 벤슨이 타임을 요청해 위기를 모면합니다.
그런데 이번엔 벤슨의 미들슛을 허버트힐이 블록해내는데 성공........동부의 추격을 무위로 돌리며 승리에 쐐기를 박습니다.
최종 점수는 65-61...
끈끈한 승부답게 KBL평균에 한참 못미치는 양팀득점으로 경기는 마무리 됩니다.
한결 여유로워진 유도훈감독.
서장훈의 투입시기를 노리다 승기를 잡자 그를 편하게 쉬게 내버려둡니다.
이날 비록 김주성이라는 동부수비농구의 핵심이 빠져있었지만 양팀 모두 강력한 압박으로 상대공격을 무력화시키는 수비농구를 펼쳐 경기스코어 65-61 전자랜드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전자랜드의 맞불작전의 성공이라고나 할까요? 블록슛에서 3:3, 스틸에서도 7:7를 기록했고 리바운드에서도 34:30으로 팽팽한 경기였습니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전자랜드가 꿈에 그리던 정규리그 우승과 챔프전 우승을 달성하기엔 난적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도 서장훈과 문태영 그리고 신기성이라는 노장이 주축인 전자랜드에겐 동부같은 팀이 최악의 상대입니다. 수비농구로 유명해 요즘은 질식수비로 악명(?)을 떨치고 있는 동부와 맞서는 노장들의 투혼도 분명 체력적 한계라는 아킬레스건을 숨길수는 없기때문입니다. 동부 질식수비의 핵심은 누가봐도 김주성입니다. 서장훈과 함께 한국프로농구 센터를 대표하는 김주성의 수비실력은 서장훈뿐아니라 하승진같은 괴물도 쉽게 볼 수가 없기때문입니다.
공동1위맞대결에서 승리하며 단독선두에 오른 전자랜드 그리고 서장훈...그런데 승리하고도 개운치않은 찜찜함은 왜일까요?
"주성아! 다음 대결땐 제대로 한판 붙어보자!"
비록 이번 맞대결3차전에서 공룡이 버티고 있는 전자랜드가 승리했지만 김주성이 있었다면 쉽지않은 결과였기때문입니다. 1차전 김주성의 공백에서 승리한 전자랜드는 아시안게임에서 돌아와 팀에 복귀한 김주성이 버티는 동부에 참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25점차 완패였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챔프에 도전하고 있는 전자랜드와 서장훈 속마음은 김주성과 맞대결을 더 원하지 않았을까요? 적을 알고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빨리 찾는게 후환을 없앨수 있는 최선이기에 말입니다. 그리고 김주성 없는 동부상대로 승리를 챙겼다는 찜찜함도 없을테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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