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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히터' 마야 탈탈 턴 유한준, 누가 그의 발목을 잡았나? [카메라톡스2015]

카메라톡스 2024. 12. 9. 15:01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했던가?

넥센의 과묵하고 성실한 맏형, 유한준이 생애 최고의 날 부상을 당하는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습니다.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서건창의 부상, 주장 이택근의 이탈로 느슨해진 넥센타선의 해결사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넥센은 지난 6일 승리보증수표 밴헤켄을 내세우고도 두산 마야에게 노히트노런(0-1)이라는 수모를 당했습니다. 올시즌 힘 빠진 넥센이 어두운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야구의 신(야신 아님)’이 장난이라도 치는 듯 공교롭게도 12일 만에 밴헤켄은 다시 ‘노히터’ 마야를 상대하게 됐습니다. 넥센은 30여년 프로야구 역사동안 12번 밖에 안나온 노히트노런 경기의 희생자였지만 주말 KIA와의 3연전을 스윕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후 마야를 만난게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처럼 보입니다.

사진은 홈런 두 방으로 마야를 탈탈 털어낸 유한준이 1회말 선제 3점홈런을 터트리고 덕아웃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장면입니다.

운명의 장난? 유한준은 마야 노히트노런의 마지막타자였었다

유한준은 마야 노히트노런 경기의 9회초 마지막 타자였습니다. 그가 3구 삼진으로 물러나며 마야의 노히트노런은 완성됐었습니다. 참 절묘한 운명입니다.지난 기억은 다 잊었다는 듯 마야와의 리턴매치에서 유한준은 1회말 3점홈런, 2회말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내 생애 최고의 날’을 써내려갔습니다. 경기가 1/3도 안된 시점에 7타점을 터트린 유한준은 KBO리그 한 경기 최다타점 기록을 갈아치울 기세였습니다. 아쉽게도 그 기대는 이어진 수비 3회초 산산히 날아갔습니다. 몸에 밴 성실함과 부상유발자 인조잔디가 부른 참사였습니다. 생애 최고의 날을 만들어가던 유한준, 하지만 아쉬움이 묻어나는 현장속으로 카메라톡스와 함께 빠져보실까요

밴헤켄의 출발은 산뜻했습니다. 1회초 선두타자 민병헌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정수빈 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압도합니다.

아쉽게도 머신 김현수에게 2루타를 허용했지만, 두산의 저항도 거기까지...

홍성흔을 내야땅볼로 처리하며 1회수비를 마무리 한 밴헤켄.


포수 박동원과 기를 모아 선전을 다짐하는 밴헤켄, 지난 마야의 노히트노런 경기에서도 밴헤켄을 1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미친’ 마야를 넘을 수는 없었습니다.

이어 마야의 등장......

‘오늘은 또 얼마나 무시무시할까?’ 아마 많은 이들이 마야의 대기록을 머릿속에 떠올렸으리라

넥센은 지난 악몽에서 벗어나기위해선 빠른 탈출, 안타가 빨리 나와야겠지요.

트라우마에서 탈출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았습니다. 주인공은 1회말 마수걸이로 나선 1번 고종욱. 고종욱은 마야의 두번째 볼에 힘껏 배트를 휘둘렀습니다. 타구는 2루수 오재원이 역동작으로 잡아냈지만 1루로 던질필요도 없을 만큼 깊숙했습니다.

‘노히터’ 마야에게 심리적으로 말릴 수 있는 불길한 상황이 해소된 순간입니다.

고종욱이 출루하자 도루를 의식한 마야는 연거푸 1루로 견제구를 뿌립니다.

하마터면 객사할 뻔한 순간도 있었지만......

염경엽 감독은 2번 김지수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지만 볼이 포수 바로앞에 떨어지며 병살로 연결되는듯 했습니다.

다행히 1루주자 고종욱은 2루에서 포스아웃됐지만 빠른 발을 가진 김지수는 1루에서 살았습니다.

부상에서 온전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한 김민성이 1사 1,2루 기회를 만드는 안타를 터트립니다.

지난 두산전 참사와는 다른 결과를 직감적으로 느낀 배트걸 권안나 양의 표정이 밝습니다.

‘난 오빠들을 믿으니까!!!’


헛손질이 많은 박병호는 삼진

드디어 주인공 유한준과 마야가 운명의 외나무다리에서 조우했습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만한 경쾌한 타구음이 목동구장을 울립니다.

무너지는 건가?’


유한준에게 홈런인형을 건낸 배트걸 권안나....얼굴에서 미소가 넘쳐흐릅니다.

헬맷을 두드리는 넥센 선수들의 흥겨운 세리머니가 이어지고.........

초전박살 모드를 장착한듯 넥센의 마야공약은 2회말도 쉬어가지않습니다.


친정만 만난면 불방망이를 꺼내드는 윤석민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합니다.


이어 김하성의 희생번트 때 볼을 잡은 마야가 2루로 악송구(야수선택)를 하며 순식간에 주자는 무사에 2,3루가됐습니다.

2루에 슬라이딩 하던 윤석민은 한번더 마야가 던질 볼에 맞았다는.....

’오늘 마야는...아닌가벼.....’

9번 박동원이 내야땅볼로 물러났지만 1번타자 고종욱이 적시타를 터트리며 물오른 타격감을 뽐냅니다.


‘야구팬들이여! 내 이름을 기억해두시길....’


그녀는 또 활짝 미소를 머금고.....

박수를 치며 그라운드를 누빕니다.

흔들리는 두산 배터리를 흔들어놓는 염갈량의 한 수가 나올 순간입니다. 2번 김지수의 기습적인 번트...그런데 이번에도 투수 정면으로.................

하지만 마야의 볼 토스가 높았습니다.

3루주자 김하성의 홈세이프....마야의 야수선택으로 기록되며 5-0으로 달아나는 넥센.

‘또 점수 난건가?’

활짝 웃으며 배트 수거를 위해 그라운드로 달려나오던 배트걸 권안나..

‘흐미~~ 저분은 마야’

이젠 베이스를 좀 채울 시간입니다.

2사 1,2루에서 박병호가 4구 볼넷으로 출루하며 주자가 꽉 찼습니다.

‘유한준과 또 운명의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건가?’

초구는 스트라이크 2구는 볼


3구 헛스윙을 유도하며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유한 마야.

6구는 파울 7구는 볼을 내주며 2-3 풀카운트에서 8구째 승부를 펼친 유한준과 마야...

1회에 이어 또 다시 목동구장을 전율케하는 경쾌한 타구움이 퍼집니다.

‘또 간겨?’

배트걸 권민아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좌측 외야 넥센불펜 뒤 그물을 때리는 그랜드슬램입니다.

‘노히트노런의 기억이 생생한데..........’

입맛을 다시며 허탈해하는 마야.

1회말 3점, 2회말 4점짜리 만루홈런을 터트린 유한준은 KBO 한경기 최다타점 기록에 한점만을 남겨두게 됐습니다. 마의 8타점, 한경기 최다타점 기록을 넘는 순간이 기대감이 커졌습니다.

즐거워도 너무 즐거운 권안나, ‘인형 드리고 가실게요!’

‘미친’ 유한준을 맞는 염경엽 감독과 코치들.....

 

 

 

 

‘유한준 오빠 배트는 두손으로 잘 모셔야’

‘하나만 더!…저 손가락의 의미를 경기 끝나고 알게되었다는....

◆안타 5개, 볼넷 2개에 득점은 9점인 이유는?

넥센은 윤석민이 2점홈런이 추가되며 11-0으로 달아났습니다..그런데 전광판을 보니 잘 이해 안되는 숫자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안타 다섯개와 사사구 2개에 점수는 9점이라니....이유는 아웃될 두번의 상황에서 마야의 야수선택으로 두명의 주자가 살았기때문입니다. 그 주자들은 유한준의 홈런으로 모두 득점에 성공하며 묘한(?) 점수가 되었던 것이죠.


인조잔디는 부상유발자?

좋은 일엔 꼭 마가 낀다는 우리 옛말이 현실화되는데는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3회초 1사 1,2루 머신 김현수가 중전안타성 타구를 날렸습니다. 타구를 향해 전력질주하는 넥센의 맏형

슬라이딩캐치를 시도하는 유한준..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어보였는데....

그 다음 장면이 아찔합니다.

인조잔디위를 자연스럽게 미끄러지며 볼을 잡아내야 하는데 왼쪽 다리가 자연스럽게 미끄러지지 못하고 뒤틀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11점 앞서는 상황에서 무리할 필요는 없었는데 그의 본능적으로 발현되는 성실함이 문제가 되는 순간입니다.

‘제대 말년,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아파도 할 일은 해야지!’

일그러진 표정과 함께 바로 그라운드에 뒹구는 유한준.

왼쪽 무릎 고통이 상당해 보입니다.


천당과 지옥을 순식간에 경험한 유한준이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으며 교체되고 있습니다. 넥센과 SK 트레이너들은 저 정도 상황이면 무릎 앞쪽 십자인대 손상확률이 상당히 높다고 걱정했습니다. 한경기 최다타점, 마의 8타점(메이저리그는 12타점)을 넘지 못한 것 보다 그의 부상의 더 아쉽습니다.

81년 생인 유한준은 올시즌이 채우면 생애 첫 FA자격을 획득합니다. 만약 우려하던 십자인대 파열로 재활기간이 길어지면 등록일수를 채우지 못해 FA권리는 한 해 늦춰야 합니다. 나이를 고려하면 추가 1년은 아쉬움이 클수밖에 없습니다. 현대유니콘스 이후 넥센의 든든한 맏형이자 살림꾼, 성실맨으로 버팀목이 되주었던 유한준이기에 팀내에서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릅니다. 동료 심지어 구단 경영진까지 유한준이 처음으로 얻는 FA 권리를 잘 누리기를 바란다고 공공연히 얘기할 정도입니다.

다행스럽게도 1차검진에선 인대는 깨끗하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유한준 선수도 많이 안도했다고 합니다. 22일 아침 추가검진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부디 큰 이상없이 그라운드로 돌아오기를기대해봅니다.

◆이상 사진으로 즐기는 스포츠세상, 카메라톡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