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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는 2002]'황새의 붕대투혼 그리고 요즘과 다른 붉은악마들의 열정'

카메라톡스 2024. 12. 13. 01:43

물러설 수 없는 한판승부. 대한민국의 조별예선 2차전 알제리와의 경기가 3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경기입니다. 2002년 조별예선 2차전 상대는 미국이었습니다.미국전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바로 동점골 주인공 안정환의 골세리머니였습니다. 오노액션을 풍자한 안정환과 이천수 주연의 골세리머니는 전 세계 축구팬들의 화제가 되었습니다. 현장속으로 빠져보실까요?


뒤쪽의 이천수 선수가 손을 드는 장면이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결승점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2위로 달리고 있던 안톤 오노가 마치 김동성이 자신의 진로를 방해한 것처럼 손을 드는 모습을 열연하고 있는 것.안정환 선수는 뒷짐을 지고 마지막 결승선을 향해 스케이트질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오노액션(Oh-No action을 나름대로 정의해 봤습니다 : 축구에서 심한 파울을 당한 것처럼 과장된 액션을 통해 심판을 속여 파울이나 페널티킥을 얻으려는 고도의 연기기술을 시뮬레이션 혹은 할리우드액션이라고 하는데, 이를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인 쇼트트랙에 적용, 한국 김동성의 금메달을 뺏어간 인물 아폴로 안톤 오노의 이름을 따 한국에서 불리게 된 신종 용어. 테리우스 안정환 선수가 미국전 골세리머니로 김동성 역을 맡고 악동 이천수가 오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쳐 오노액션이란 신종 스포츠용어를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전파했음.

당시에는 이를 두고 상대(안톤 오노와 미국 등)를 비하하는 정치적 행위로 적절성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2002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이 전세계를 놀라게 하는 성적을 이어가자 조용히 사라짐.

테리우스 안정환도 동점골의 주인공이라 카메라톡스의 눈길을 끌었지만, 뒤에서 오노를 열연하고 있는 악동 이천수가 훨씬 더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조만간 이천수 관련 재미있는 사진도 월드컵 다시 보기에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부산에서의 첫 승리 환호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대구에서 16강 진출의 중대한 고비인 미국전이 벌어졌습니다. 폴란드전 승리로 온 한반도가 들썩였던 기억이 아마 사진기자로 현장에 있었던 저보다도 월드컵을 즐길 수 있었던 여러분들이 훨씬 더 생생하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미국과의 숙명의 한판을 다시 한 번 되짚어보려 합니다.

아쉬운 점은 요즘 응원분위기는 섹시한 여성들이 주도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느끼며 당시 열정넘치는 붉은 악마들의 모습을 모아봤습니다.


더욱더 붉어진 축구장 관중석 모습입니다.


월드컵첫승이라는 새역사를 쓴 폴란드전 이후 붉은색으로 표출된 축구열기는 전국을 휩쓸기 시작했습니다. 전세계 외신들이 월드컵경기보다 광화문의 붉은 광장 열기와 현장의 붉은악마들의 응원장면을 더 비중있게 다루기 시작합니다. 심지어 광화문 취재가 불가능한 외국 사진기자들은 카메라톡스 등 한국사진기자들에게 광화문 사진을 좀 얻을 수 없느냐는 요청까지 할 정도니 외신의 관심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죠.

팔이 이렇게 올라오면 무슨 소리가 나는지 아시죠?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당시 몇년동안 해외출장 중 만나는 외국인들도 최소한 “대~한민국”은 알 정도였습니다. 전 세계인들의 가슴에 큰 울림을 선사한 소리였습니다.

이런 모습에 주눅이 들지 않을 상대팀이 어디 있겠습니까?

월드컵 하면 떠오르는 붉은 물결이 이처럼 가슴 뭉클하게 아름다웠을 뿐 아니라 뇌리에서도 지워지지않을 2002년의 추억이 돼버렸습니다.

창과 방패로 무장한 붉은악마들.
현장에 있지는 못했지만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로 뭉쳐 시청 앞 광장과 광화문 근처를 가득 메운 붉게 물든 응원단은 더더욱 아름다웠으리라 상상해봅니다.


김덕수사물놀이패의 김덕수 씨도 한국전을 모두 따라다니며 응원을 펼치며 태극전사들에게 기를 불어넣어 주시더군요.

이 장면은 상상이 됩니까?

바로 ‘오 필승코리아’를 노래하는 모습입니다.

폴란드전에 이어 귀여운 붉은악마도 삼지창을 곧추세우고 응원을 펼칩니다.



딸을 목말 태우고 미국전을 응원하고 있는 부녀. 개인적으로 제 딸아이가 엄마 배 속에 있던 때입니다. 한 달 동안 집 비운 가장으로서 월드컵 얘기만 나오면 지금도 좋은 소리 못 듣고 있습니다. 저에게도 이런 모습으로 지난 월드컵 같은 경기를 볼 기회가 있을지...........................


오호라! 진짜 악마께서도.....대한민국을 응원하고 계십니다.

빨간 고무장갑에 빨간 악마 마스크로 대~한민국을 부르짖고 있는 붉은악마. 머리를 휘감은 스카프도 멋집니다!

지난 월드컵을 기념할만한 이런 사진 한장 씩은 가지고 계시겠죠?

태극기 휘날리는 소년입니다. 이 소년도 지금쯤 성인이 되어있을 것 같습니다.

축구공과 붉은악마. 조금 피에로 같기도 하군요.

미국경기라 그런지 경기가 진행되기 전 경기장 주변을 헬기가 계속해서 만약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저기 보이는 산속에도 곳곳에 경찰과 군인들이 깔려었다는 후문입니다.


한국은 전반 여러 차례 좋은 기회를 맞았지만,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하며 골 결정력 부족을 드러냈습니다.
전반 6분 설기현의 왼발 발리슛이 크로스바를 넘었고, 19분에도 설기현이 골키퍼와 1대1로 맞서 왼발 슈팅을 날렸으나 브래드 프리델이 발로 막아냈습니다. 아쉬운 순간들이었습니다.


찬스뒤에 위기라고 황선홍이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헤딩으로 슈팅하고 난후 미국 수비수 프랭키 헤이덕과 부딪쳤습니다. 충격으로 오른쪽 눈썹 부분이 찢어져 피가 흘러 황선홍이 그라운드를 비우는 사이 미국에 선제골 기회가 왔습니다.

오브라이언의 왼쪽 크로스를 받은 클린트 매시스가 왼발 슈팅으로 골그물을 흔들었다.

바로 이 선수입니다.

터키의 다발라와 함께 마치 인디언 추장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헤어스타일로 월드컵에 참가한 미국의 매시스선숩니다. 지난 2002월드컵에세 독특한 헤어스타일을 한 선수들을 한번 볼까요!


터키의 다발라

브라질의 호나우두-개인적으로 제일 웃겼던 헤어스타일

그런데 매시스처럼 골 넣고 저런 표정 지으면 많이 짜증 날듯합니다.


폴란드전 그동안 모든 월드컵의 나쁜 인연을 끊는 결승골을 성공시킨 황선홍은 이날 미국의 집중적인 견제속에서 눈썹언저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대표팀의 맏형으로서 또한 16강진출이라는 또 하나의 염원을 달성하기 위해서 온몸을 불사르는 투혼을 발휘했습니다.


98년 이임생의 붕대투혼이 생각나는 장면입니다. 처절했던 그때의 모습 혹시 기억하시나요.


헤딩으로 입은 부상임에도 마다치 않고 미국수비수와 공중볼을 다투는 황선홍

그의 투혼은 나머지 태극전사들의 승리에 대한 의지를 자극하기에 충분했습니다.

지독히도 골 운이 따르지 않는 설기현을 위로하며 맏형으로서의 리더십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드리면 열린다고.. 황선홍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혼신의 힘을 불사르는 투혼에 감동한 듯 하늘도 대한민국을 버리지 않나봅니다.

전반 39분 황선홍이 제프 아구스의 파울을 이끌어내 페널티킥을 얻으며 동점골의 기회를 잡고야 말았습니다.(아래사진)


키커는 히딩크의 판단으로 가장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인민군소좌(?) 이을용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판정항의도 못할 만큼 온통 붉은 관중석의 열기가 대단합니다.

히딩크도 뒷짐을 지고 동점골 장면을 지켜보려 나섰습니다.

제발~ 부디~~~~

오호통재라...프리델의 선방에 막히고 마는 이을용의 킥..........
튀어나온 볼을 재차 달려들어 슈팅을 날려보는 진공청소기 김남일..

하지만 미국 수비수의 교묘한 가해(?)에 저지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미국 수비수가 그라운드에 드러누워 일어나지 않고 시간을 좀 먹자 이에 격분한 김남일이 1대 여러 명의 미국선수들과 승강이를 벌이며 자신의 숨은 살인미소의 진정한 기질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관중석의 붉은 기운(?)을 등에 업은 김남일의 당찬 모습이었습니다. 그보다는 그 기운에 많이 졸아있는 미국선수들 때문에 이런 모습이 가능했겠죠.

마치 “다 덤벼!!”라고 외치는 것처럼...보입니다

회심의 동점골을 만들어 낼 기회를 만들어낸 황선홍이 허탈함을 감추고 소리를 지르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충격은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이을용입니다

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건 이제부터 다시 혼신의 힘으로 다시 한 번 기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그라운드를 박차고 일어나 ‘을용타’를 보여다오!!!!


미국전 동점골의 선봉에 서는 이을용을 기대하며...미국전 오노액션다시보기 첫번째를 마칩니다. 미국전 두번째 이야기는 이천수, 안정환 주연의 오노세리머니 다시보기가 준비되어있습니다.

◇사진으로 즐기는 스포츠세상, 카메라톡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