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나긴 겨울잠에서 깨어난 프로야구, 낮게임으로 펼쳐진 개막후 이틀동안 야구팬들의 야구갈증을 증명이라도 하듯 만원관중이 4개구장을 가득메웠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쌀쌀함이 느껴지는 넥센의 홈인 목동구장 첫야간경기엔 빈자리가 많아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SK와의 경기에서 2연패를 하고 홈으로 돌아와 곰돌이부대 두산을 맞은 넥센의 1승이 절실해보이지만 위기는 1회부터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위기가 이어지는 와중에 승부는 승부이고 야구라는 한솥밥을 먹는 동료의식을 느낄수 있는 훈훈한 장면이 있었습니다. 카메라톡스의 짧은 사진이야기속 으로 빠져보실까요?
유영구KBO총재가 목동구장을 찾아 김시진, 김경문 두감독의 대결을 축하하며 목동개막전을 열였습니다.
두감독 모두 올해말 임기가 끝나 얼마전 NC의 창단감독으로 하마평이 올랐었는데 이를 잠재우려는듯 넥센은 김시진감독에게 3년 연장계약을 선사했습니다.
넥센 홈개막전 사회를 맡은 분은 '국민개그맨' 김현철입니다.
자칭 국민개그맨이라는 김현철의 해석이 재미있더군요. 전국민이 인정할 만한 개그맨이어서가 아니라 '국민이자 개그맨이라' 자신을 국민개그맨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짧게 줄여서.......
식전행사에서 눈에 띠는 선수 둘이 있었습니다.
합쳐서 4m가 훌쩍 넘는 니퍼트와 장민익선수입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머리 하나 이상은 커보입니다.
그리고 경기전 둘은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트레이너가 공들이는(?) 훈련이 집중적으로 시키더군요.
아무래도 장신이라 허리쪽에 부담을 많이 느낄수 있어 허리강화훈련을 많이시키다는 후문이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눈에 띠는 장면은......
다른 선수들과는 달리 의기소침해 벤치를 지키고 있는 김현수였습니다.
이날 훈련에서도 빠져있었는데 선발오더에서도 제외되었더군요.
1회초 두산의 공격.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국민유격수로 발돋움 한 강정호와 2루도루를 시도하는 이종욱이 충돌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날 '국민~'이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 있는 분이 두명이나 있었네여...
선두타자 안타로 출루한 이종욱이 과감하게 2루를 훔치는 순간..
베이스커버는 강정호의 몫이었는데.................
송구가 높아 이종욱이 세입되기에 충분해 보였습니다.
베이스터치에 성공한 이종욱, 태그하기위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강정호의 입부분과 그만 충돌하고 말았습니다.
흐미........이 찝찌름한 느낌은.....?
입안이 터져서 피를 흘리는 강정호...
트레이너가 응급처치를 하느라 몇분간 경기가 중지되고 말았습니다.
넥센의 4번타자 유격수로 '넥센의 미래'로 불리는 국민유격수의 부상은 2연패탈출을 노리는 김시진감독의 가슴을 덜컹 내려앉게 만들기 충분해 보였지만......
멀찌감치 떨어져 응급처치를 지켜보는 이종욱도 안타까운 표정입니다.
'미안하다.....국민유격수 정호야! 나도 나의 빠른 발때문에 브레이크가 잘 안먹는다는거.......'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경기는 계속되어야 한다는거.
이어 정수빈이 4구를 골라내고 오재원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의 찬스를 맞는 두산.
다음은 곰돌이부대의 '두목곰' 김동주.
김동주가 몸쪽볼에 그만 팔꿈치보호대를 통타당하고 말았습니다.
소리는 컸지만 보호대에 맞아 그나마 다행이겠구나 느끼는 순간...
김동주가 펄쩍 뛰어오르며 통증을 호소합니다.
넥센포수 허준도 그런 김동주를 올려다보며 놀라는 듯 합니다.
두목곰 체면에 나뒹굴수도 없고 이를 악물어 보지만 한참동안 트레이너의 처치가 이어졌습니다.
1사 만루의 승부처를 맞은 두산이지만 1루로 향하는 김동주의 표정이 다시 일그러질 정도로 통증이 심했나 봅니다.
마운드의 넥센 선발 김성태도 기분이 썩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만루도 만루지만 상대 4번을 통타했으니....................
하지만 이럴때 일수록 빨리 감정을 추스려야 한다는 거..대선배 김동주에게 미소를 띄우며 미안함을 표시하는 김성태.
고의건 고의가 아니건 이런 상황에서 이정도 매너는 카메라톡스뿐아니라 모든 야구팬들을 훈훈하게 만들어주는 장면입니다.
넥센에겐 좋지않은 상황이 경기시작 1회초부터 벌어졌지만 승리의 여신이 누구에게 미소지을 지를 예감하게 합니다.
5번 최준석을 삼진으로.....
6번 고영민도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김성태.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김현수의 가슴이 답답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반면 개막2연패탈출을 노리는 넥센 김시진감독의 서서히 희망을 품을 수 있게되었
습니다.
3회말 3-1로 리드를 잡은 넥센.
이후 두산 용덕한의 3루수를 스치는 적시타로 동점을 허용했지만 다시 한점 달아나 4-3으로 승리하며 홈개막전 서전을 장식했습니다. 안타치고 출루해 도루까지 하며 찬스를 만든 이종욱, 몸에 맞는 볼로 만루기회를 만들어낸 김동주나 벤치의 김경문감독도 1회초 승부처를 살리지 못한 아쉬움을 곱씹을 수 밖에 없는 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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