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간 변함없이 한팀에서 2000경기 출장기록을 이룩해낸 이숭용이 지난 18일 정든 그라운드를 떠났습니다.
시작은 태평양 돌핀스에서 94년 시작했고 현대에서 전성기를 보냈고 최근 몇년간은 현대의 명맥을 이어받은 넥센히어로즈에서 프로야구 선수로서 꾸준함을 이었습니다.
지난해 양신의 은퇴식과는 사못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프랜차이즈에서 18년동안 그것도 2000경기를 이어간것 만으로도 30년역사인 한국프로야구의 한획을 그엇다고 해도 모자람이 없어보입니다. 은퇴식 도중 그의 말처럼 18년동안 골든글러브도 한번 받아보지 못했지만 ..주연보다는 조연으로 더 기억되는 인물이지만.....현대시절 동료들과 함께 네번의 우승반지를 낀 것 만으로도
캡틴이숭용은 영원히 야구팬들에게 기억될 것 입니다.
<영원히 기억될 캡틴의 백넘버 10번이 그려진 기념티셔츠를 입은 동료들이 헹가래를 치며 캡틴의 은퇴식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그 어떤 별명보다 캡틴이라는 수식어를 사랑했고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영원한 캡틴' 이숭용의 은퇴현장을 카메라톡스와 함께 되돌아보실까요.
먼저 이날 캡틴의 은퇴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자신의 야구인생을 정리하는 그라운드 일주였습니다.
케니지의 '고잉 홈(Going home)'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다이아몬드를 돌고 있는 캡틴.
1루에는 그의 초등학교 은사 이종원감독이 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중고등학교 은사도 모시고 싶었지만 모두 돌아가셨다는 후문입니다.
그리고 2루에는 동네형이라고 소개된 만화가 박광수(모신문에 광수생각이라는 만화를 연제하셨던 분, 야구실력도 수준급이라더군요)씨가 그를 맞습니다. 야구가 안될때 동네형한테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는 이숭용, 돌아오는 답은 '너 슬럼프 아니야! 원래 못하잖아!'라는 위트가 넘치는 이야기로 분위기를 띠운 동네형 박광수.
이어 3루에서 그를 반긴 분은....
10년 넘게 한솥밥을 먹고 있는 김시진감독입니다.
두말이 필요없는 인연입니다.
'Going home......'이 여전이 그라운드를 가득 채우고 있고.
마지막으로 고향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는 분들은 그동안 야구에 이숭용을 뺏겼던 분들입니다.
바로 두아들과 아내..그리고 부모님들.........
눈물과 감정이 복받쳤던 바깥세상과의 인연을 뒤로하고 집으로 돌아온 이숭용. 그의 표정이 일순간 밝아집니다.
누구보다 아들의 야구인생에 가슴을 졸였을 어머니는 이숭용의 가슴에 한참동안이나 얼굴을 묻습니다.
그 분의 감정을 이해하기엔 우리의 연륜이 아직 많이 모자랄 것 같습니다.
팬들에게 감사인사와 소회를 전하려는 캡틴....
한마디로 말하지 못하고 그만 울음을 터트립니다.
모친이 건네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으며 감정을 다스리려 해보지만 5분가까이 말 을 잇지못하는 캡틴.
18년간 그를 봐오며 응원했던 야구팬들에게 큰절로 감사를 표하며 그의 은퇴식 2부는 마무리 됩니다.
5회말 공격이 끝나고 이숭용은 자신을 대신해 넥센의 1루와 타석에 들어설 후배를 위해 교체되어 나왔습니다. 이때부터 캡틴의 은퇴식은 야구팬들과 현장의 모든이들의 아쉬움속에 30분 가까이 진행되었습니다.
이에 앞서 삼성과의 경기가 시작하기전 1부 은퇴식이 있었습니다.
그를 보내기 위해 그라운드에 깔린 레드카펫
진짝 카펫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이......당일 바람이 많이 불어 카펫을 대신한 천이 날리는 바람에.
여기서 잠깐....
카메라톡스처럼 현장을 누비는 어느 사진기자의 열정적인 모습을 가을 하늘, 홈런왕을 노리는 최형우와 함께 담아봤습니다.
바닥에 온몸을 던지는 저분의 연세가 벌써 50이 넘었다는..........
우야똥 파란하늘이 캡틴의 은퇴를 축하(?)라도 해주는 듯 보기 좋았습니다.
두아들과 함께 덕아웃에서 시작을 기다리는 이숭용.
아직까지는 은퇴식의 벅찬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두아들 승빈, 서빈과 아내 김은아씨와 함께 동료들의 박수를 받으며 그라운드로 나서는 캡틴.
영문을 모르는 큰아들 승빈군의 표정은 야구장 분위기에 흠뻑 빠진듯 합니다.
3루 넥센응원단 관중석 상단에는 태평양-현대-넥센으로 이어온 장수선수 이숭용을 기념하는 대형걸개가 펼쳐지고.....
이어 기념유니폼 등과 공로패, 감사패 등이 이숭용의 은퇴를 기념하기위해 수여되었습니다.
혹시나 영구결번 정도가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그의 배번 10번이 선명한 유니폼액자가 전달되었습니다.
선장을 보내는 선원들의 지금 심정은? 넥센의 국민마스코트 턱돌이도 빠질수 없죠.
캡틴의 장식장에 보관될 것이 확실한 금칠한 1루수글러브를 선물하고 있는 턱돌이.
'이왕이면 금칠한 거 말고 작은 거라도 금글러브로 했으면......'
팬들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핸드프린트와 그의 배번 10번을 형상화한 야구공액자를 선물하고 기념촬영.
이어 형인지 동생인지 분간이 안가는(?) 삼성의 진갑룡이 캡틴 이숭용과 포옹하며 18년 선수생활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한살차이로 어린 진갑룡선수도 이런 은퇴식이 남일 같지 않을 나이입니다. 올해 한국시리지진출이 확실한 삼성의 주전포수로서 가을야구 활약이 기대되는 베테랑입니다.
이어 깜짝 선물이 등장합니다.
한때 역활바꾸기로 이숭용과 친해진 정준하가 바로 깜짝선물입니다. 이숭용의 입담이 박명수를 눌렀을 정도로 화제가 되었다고 하더군요. 정준하는 영화촬영때문에 부산에 있어 은퇴식 참가가 불가능해 영상편지까지 준비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마음을 바꿔 목동구장으로 내달린 정준하도 대단한 우정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포옹을 나누는 캡틴과 정준하.
1부순서를 마치고 레드카펫을 밟고 가족과 함께 그라운드를 빠져나오는 이숭용. 이제는 은퇴경기에서 빛을 발할 시간입니다.
그의 퇴장에 기립박수가 이어집니다.
이숭용도 착찹한 표정으로 그들의 위로에 답례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어 이숭용의 시구와 튼아들 승빈군의 시타가 경기시작을 알리고....
1루수로 선발출장한 이숭용, 첫타석은 2회말 찾아옵니다.
공교롭게도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장원삼이 삼성 선발로 나섰습니다.
비슷하기만 하면 힘껏 배트를 휘두르겠다는 캡틴의 배트가 힘차게 돌았지만 첫번째, 아니 은퇴경기 두번의 타석 중 첫번째 타석에선 외야플라이로 물러나고 말았습니다.
1루에서 만난 이숭용과 삼성4번타자 최형우.
이대호와 홈런왕을 다투는 최형우가 캡틴을 경의로운 표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숭용의 은퇴경기를 책임질 넥센의 선발은 문성현이었습니다. '죽을 힘을 다해 캡틴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었다'는 20살 문성현의 꿈은 결국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관중석의 묘한 풍경.........
네명의 두산팬(아마 옆 넥센팬의 강력한 요철으로 원정오신게 아닐까 싶은데)의 이숭용의 은퇴경기를 응원하기위해 잠실을 벗어나 목동으로 달려왔습니다. 경기내내 치어리더의 율동을 따라하며 관중석의 분위기를 뜨겁게 만들던 분들이었습니다.
캡틴의 마지막타석은 4회말 2사에 찾아왔습니다.
여전히 상대투수는 장원삼. 두번째 타석은 내야땅볼을 치고 마는 캡틴. 양신의 은퇴식이 생각날 정도로 전력으로 1루로 내달려보는 이숭용. 하지만 내야땅볼은 내야땅볼일 뿐...
5회초 수비에 나서며 공식적으로 이숭용의 현역생활은 마감하였습니다.
하지만 넥센은 4-0으로 승기를 잡으며 리그선두 삼성을 상대로 캡틴의 은퇴경기를 승리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9회초 삼성의 공격을 손승락이 봉쇄하는데 성공해 캡틴의 은퇴선물로 승리를 선사한 넥센.
포수 허도환이 위닝샷이 된 볼을 캡틴에게 선물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손승락도 이를 흐믓하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다른 어떤 선물보다 기억에 남을 선물을 하는 넥센동료들이었습니다.
선장(캡틴)으로 마지막 경기를 마친 이숭용이 선원인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역시 선수로서 마지막이 될 관중답례를 하고 있습니다.
영원한 캡틴 이숭용은 이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야구선수로 18년을 한결같이 걸어온 캡틴, 그런 노하우만 잘 전수해도 성공적인 지도자로 선배로 남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삼성 #프로야구 #넥센 #이숭용 #최형우 #캡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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