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n dream을 접은 코엘류 [카메라톡스2004]
'2002년 히딩크의 전설'을 이어받아 한국대표팀을 지휘했던 코엘류감독이 1년 2개월여의 한국생활을 마감했다. 이상하리만치 운도 따르지 않았던 코엘류감독의 앞날에 무궁한 발전이 있기를 기원하며......또한 한국에서의 아름다운 추억만 담아가기를 바라며 19일 축구협회를 떠나는 코엘류감독을 따라가 보았다.
14개월여의 한국대표팀을 맡아온 코엘류감독 몇가지 불미스런 기록으로 인해 스러져 갈수 밖에 없는 처지......하지만
얼마전 유상철선수가 한국대표팀에 던진 일침이 생각난다. 월드컵 환상을 잊어버리지 못한....그런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 섞인 이야기였던것 같다. 안정환도 자신의 홈피에 몰디브전 불성실한 플레이에 대해 코엘류감독과 축구팬들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했었다. 그동안 코엘류감독이 던졌던 말들도 이와 상통하는 듯하다. 안타깝게도 결과적으로 코엘류감독은 월드컵으로 생긴 한국축구에 대한 환상(너무나 높아진 기대치가 아닐까?)의 희생양이 되었다.
2002년 월드컵4강이라는 신화의 희생양으로..
...........결국 짐을 싸야만 했던 것이다.
일찌감치 축구협회 대표팀 감독실 305호에 도착한 코엘류감독.
한때 동병상련의 아품을 겪기도 했던 올림픽대표팀 김호곤감독이 옆방에서 나와 부리나케 기자들이 기다리던 코엘류감독의 방을 지나치고 있다. 올림픽팀도 중국전을 대비 선수구성에 다소 애로를 겪고 있는 관계로 이날 회의가 있었다.
9시 30분이 되자 굳게 닫혔던 305호실 문이 열리고 코엘류감독이 정든 방을 떠나고 있다.
문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사진기자들을 향해 '굿모닝!'이라는 마지막말을 남기고 윗층 정몽준축구협회회장실을 향해 발길을 옮기고 있다.
스페인어 통역을 맡고 있는 정재훈과장의 표정이 한국감독직을 사퇴한 코엘류감독보다 훨씬 더 심각해보인다. 누구보다 가깝게 지냈던 정과장의 심정이야말로 남다를것이다.
5층 회장실 앞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아직 정회장은 축구협회에 나타나지 않은관계로 코엘류감독은 접견실에서 10여분간 정회장을 기다렸다.
최근 국회의원 5선의원이 된 정몽준축구협회회장이 문앞에서 도열해 기다리고 있던 정회장을 맞고 있다.
월드컵이후 경기 이벤트를 제외하고 가장 많은 취재진이 찾은 것 같다.
축구협회회장실 안에도 이미 기자들로 가득하다.
한국축구에 대한 그만큼 큰 국민의 관심을 대변하는 듯하다.
월드컵과 아시안컵은 2년간격으로 열리는데 최근 아시안컵감독을 맡은 세명이 모두 본경기 전후로 감독직을 잃는 수난을 겪었다. 96년 박종환감독이 본선 조별예선에서 참패하고 귀국하자 마자 감독직을 잃었었고 2000년 베이루투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선 허정무감독이 3위라는 성적이었지만 예선전에서의 성적부진과 일본의 우승과 비교되며 월드컵꿈을 히딩크에게 넘겨주며 감독직을 사퇴했다. 이번 코엘류감독도 역시 아시안컵예선과 2006년 월드컵 예선을 벌이며 생긴 한국축구의 부진으로 결국 짐을 꾸리는 불운을 겪고야 말았다.
아시안컵은 아시아인들의 최대규모의 축구대전이다. 하지만 월드컵 만큼 올인할수 있는 형편이 아닌게 현실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기대치는 이미 2002년 월드컵 이전에도 그랬지만 이후 지금도 투자에 비해 축구팬들과 언론, 축구협회에서도 높기만 하다.
이만하면 월드컵 낀 해에 벌어지는 아시안컵이 한국감독들에겐 무덤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코엘류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도 다음 감독은 더 많은 지원과 후원속에서 한국대표팀을 지휘할수 있기를 바란다였다. 어찌 보면 지난 14개월 동안 코엘류식 축구를 펴보기나 했을까?.....그에게 그만한 지원을 해줬을까? 의문이 남는다. 히딩크감독도 한국축구팀을 맡고 월드컵을 앞두고 벌어진 몇경기에서 5-0이라는 참패를 전해오지 않았었나...하지만 그의 축구를 기다렸던 국민들은 결국 신화에 감격하지 안았던가......
마지막 담소를 나누고 회장실로 들어서는 코엘류감독과 정회장. 미소를 잃지 않고
있는 코엘류감독에 비해 정회장의 표정은 담담해보인다.
역시나 마지막 악수를 나누고 있는 .......
정회장과의 간단한 포즈와 안부인사를 마치고 자리를 뜨려는 코엘류감독.
쏟아지는 후레쉬세례를 뒤로 하고 회장실을 빠져나가는 코엘류감독.
회장실로 들어올 때에 비해 점점더 어두워져 가는 표정. 지난 14개월의 아련한 코리안드림이 사라져가는 순간이다.
뒤돌아서 조중연전무와 작별인사를 나누는 코엘류.
자신을 발탁하는데 최일선에서 담판을 지었던 가삼현국제부국장과 두손을 꼭잡고 역시 작별을 고하고 있다.
회의실에서 자신의 심경을 기자들에게 전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축구협회를 떠나고 있는 코엘류감독, 코엘류감독은 20일 파리를 거쳐 고향으로 돌아간다.
Bon Voyage!
여러분들도 코엘류감독에게 작별인사 한마디씩 남겨주시기를 .................